마음 내려놓기와 사회봉사로 신행활동 펼쳐 나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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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내려놓기와 사회봉사로 신행활동 펼쳐 나갈 터
  • 이진영 기자
  • 승인 2020.08.20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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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제주불교문화대학 학생회(32기) 신창근회장
인터뷰는 신창근 회장이 출강하는 대학 인근의  모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인터뷰는 신창근 회장이 출강하는 대학 인근의 모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제주불교문화대학 32기 회장님이라는 소임을 맡고 계신데요, 회장님의 이력이 무척 풍부하고 다양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의 고향은 지금 중앙고등학교가 있는 월평입니다. 우스게소리로 잘못 들어갔다간 하룻밤 자고 나와야한다던 시내버스 종점이 있는 곳이었으니깐, 당시 제주시 기준으로 보면 깡(?)촌이었죠. 영평초등학교 중앙중을 나오고 제주제일고, 울산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치고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서 현대그룹 종합기획조정실과 현대자동차그룹 기획조정실 정책개발팀장(이사)까지 지냈습니다.

▶우리나라 굴지의 현대자동차그룹 이사까지 지내다가 어떻게 제주로 내려오시게 됐는지, 또 지금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급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내려오게 된 것은 아니고요,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획조정실 이사라는 직책이 사실 대회협력까지, 담당하는 일이 매우 많습니다. 그룹 안의 일 말고도 바깥세상과의 접촉이 늘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인생에 대한 의미까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간 제주와의 관계도 그룹본사의 이사라는 지위로 인해 제주의 후배들을 챙길 일도 많아지면서, 제주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배운 지식과 경험을 고향 제주에서 한 번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은 기자님도 알다시피, 몇 번의 출마로 이어졌었죠. 지금은 한라대 호텔경영학과 출강하면서, 주로 제 전공인 경영학을 통해 제주지역사회에 기여할 일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지금 제주불교문화대학 32기 회장이라는 소임을 맡고 계신데, 불교와의 인연은 언제부터였는지가 궁금합니다.
▷당시 제주 대부분 지역이 그렇듯, 어렸던 저에게 불교는 사실상 모태신앙이었던 셈입니다. 거의 모든 나이 드신 분들이 동네 사찰을 찾았던 시절이니깐요. 할아버지 대에 화북에 살다가, 4·3전에 월평으로 옮겨갔었습니다. 그곳에서 살다가 4·3으로 소개령이 내리면서 화북으로 다시 내려온 거죠. 남문통 친척집을 거쳐 소개령이 풀리자 다시 월평으로 들어가 살았습니다. 당시 우리 동네에는 사찰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사찰들이 동네로 들어오기 시작하자 부모님은 자비정사라는 사찰에 다니셨습니다. 특히 어머님이 좀 의식이 깨어있던 편이라서 주지스님과의 관계가 매우 돈독해서 많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그 때부터 막연하게나마 언젠가는 다시 인연이 되리라는 생각 정도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게 결국 제주불교문화대학 32기 회장이라는 인연으로 다시 돌아온 셈입니다. (웃음)

▶그렇군요. 그런 인연들이 결국 불교와의 인연을 다시 이어가게 된 것이군요. 그런데 어떻게 회장이라는 소임까지 맡을 생각을 하셨습니까?
▷중앙중하교 총동창회 관련한 일을 통해서 지금 관음사 신도회장을 맡고 있는 양방규회장과 알게 되었고, 그 인연과 권유로 제주불교문화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회장이라는 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입학하고 난 뒤에, 회장이라는 소임을 맡고 싶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던지, 여기저기서 회장을 맡아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 여러 가지 이유로 사양을 했었습니다만, 정 나서는 분이 없다면 평소 지역사회에 기여라는 제 소신도 있고 해서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현재 불교에 있어서 불교대학이란 비유하자면, ‘불교라는 논에 새로운 물을 대주는 곳’인 셈인데, 입학생들의 연령을 보면 고령화현상이 심각하다고 보입니다. 이에 관한 문제점이나 해결방안은 무엇일까요?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불교라는 종교의 성향부터 한번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불교의 노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말씀드리자면, 불교라는 사상체계 자체가 인생의 모진 풍파를 어느 정도 겪어본 사람들에게 더 설득력이 높지 않을까요? 가령 학교와 학원만을 오가는 학생들이 인생이 고해(苦海)라는 사실과 생로병사(生老病死)나 고집멸도(苦集滅道), 혹은 귀의(歸依)라는 개념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을까요? 결국 불교라는 사상체계에는 어느 정도 매우 정적이며 삶의 원숙한 경지에 더 어울리는 측면이 있다는 것도 사실로 보입니다. 

▶어쨌든 고령화라는 사안은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대안이 있다면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노령화란 문제는 사실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이기도하죠. 저라고 뭐 뚜렷한 대안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개인적인 짧은 생각이라는 전제로 몇 마디를 드려보면, 일단 내부보다는 외부, 이론보다는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의 가장 유명한 격언 중에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부의 결속이나 정비보다는 외연확장이 우선이고, 불교이론을 알리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행사위주의 포교가 중심이 되어야한다고 봅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대로, 불교이론은 사실 난해한 점이 있고 젊거나 어린 친구들이 제대로 공감하기가 힘이 듭니다. 가령 예를 든다면 캠프활동 같은 것이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타 종교의 경우 캠프활동 같은 행사에 매우 공을 들입니다. 종교적인 색채는 가급적 빼고, 기획하고 추진하더군요. 내용만을 본다면 종교단체에서 벌이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한 뒤, 일종의 상품을 만드는 겁니다. 타 종교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이 바로 이런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학생들이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지 않는 활동을 통해 불교에 대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면 학생을 통해 부모들에게 , 다시 부모들을 위한 활동을 기획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좀 더 구체적인 말씀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지금에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가는 사람인데, 달리 더 무슨 깊은 대안이 있겠습니까만, 조천에 있는 고관사와 제주불교신문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고관사에서 주관하는 ‘꼬라순례’ 혹은 우리 기자님이 계신 제주불교신문의 ‘제주불교성지순례길 걷기’라는 프로그램에 주목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근본적으로 ‘걷기’를 지향합니다. 아시다시피 ‘걷기’란 일종의 시대의 트랜드입니다. 종교적이 색채가 거의 없고 시대에 부합하는, 불자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불교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입니다. 가령 종교적인 색채를 좀 더 넣고 싶으면, 순례코스를 자연경관 중심에서 불교관련 유적으로 조금씩 이동해 나가면 됩니다. 그리고 2차 가공이라고 할까요? 이런 ‘걷기’프로그램에서 파생되는 많은 행사들을 기획해 나가면 외연확장이 어느 정도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많은 사찰들이 매년 많은 행사가 개최되는데, 이런 행사 프로그램의 일정부분만큼은 어린 학생들에게 맡겨보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행사는 너무 공식적이며 딱딱한 편입니다. 이번 초파일 행사에 어린 학생들이 육법공양을 한 사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경우처럼 좀 더 말랑말랑한 행사를 상품이라고 이해하고, 어린 학생들의 자연스런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너무 경영적 접근인가요? (웃음)

▶제주불교문호화대학 학생회의 방향이나 활동 계획은 어떻습니까? 
▷역시 답사와 봉사활동이 가장 중요한 일정입니다. 이후 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2학기에 예정된 삼보사찰순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도내의 사찰답사를 주로 다녔습니다. 여러 사찰을 다니다보니, 나이 드신 스님들이 주석하시는 사찰 형편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군요. 마당의 잔디관리로부터 수많은 일거리들을 혼자 처리하는 것이 벅차 보이더군요. 그래서 9월부터는 도내사찰순례를 도량청소를 돕는 쪽으로 움직여보려 합니다. 

▶끝으로 회장님에게 불교란 무엇이고, 개인적인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어려운 질문인데,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지금으로서는 하심(下心)이라는 말이 적당하리라 봅니다. 돌이켜보니, 저는 제대로 ‘마음 내려놓기’를 하지 못하고 살았던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웅전 부처님에게 절을 하는 것도 자연스럽지가 않았습니다. 하물며 주위 사람들에게야 어떻겠습니까? 생각해보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하심을 체화시키려면 앞으로 매 순간순간 깨어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저가 처음 이야기했던 대로 저가 가진 경험이나 지식을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나설 생각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과정이나 결과가 저의 미래이고 인생이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님도 긴 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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