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들려주는 건강이야기 (4) - 진맥(診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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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들려주는 건강이야기 (4) - 진맥(診脈)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8.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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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받는 일을 진맥 받으러 왔다고들 합니다. 맥을 살펴 진단한다는 의미로서 진맥은 한의학 진료에서 보편적으로 알려진 진찰 방법이기에 그럴 수 있는데, 다만, 생각하시는 것처럼 진단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맥에 관한 내용을 「외형」(外形)편의 ‘맥(脈)’문과 「잡병」(雜病)편의 ‘진맥(診脈)’문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는데, 「외형」편 ‘맥’문에서는 맥이란 무엇인지와, 맥이 뛰는 모습인 각종 맥상(脈像)을 정의하고, 맥을 잡는 마음가짐과 방법 등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진맥’문에서는 주로 맥에 따른 병증(病證)을 다루고 있어서, 즉, 어떤 맥이 나타나면 무슨 병을 의심하고, 심지어 죽음에 다다른 위급한 맥도 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거쳐 보고, 묻고, 듣고, 만져서 진찰하는 네 가지 진료 방법을 정리하였는데요, 실제 진료의 과정은, 환자의 행동을 살펴 불편이 나타나는 자세나 부위가 있는지 보고, 안색 및 피부 상태 등에서 특이한 양상이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망진(望診), 불편한 증세 및 다른 대사 이상 징후 등을 물어서 확인하는 문진(問診), 상담 과정에서 들리는 음성의 변화 및 움직이는 도중에 혹시 들리는 골격계의 파열음이나, 힘들어서 내는 앓는 소리, 숨소리에서 들리는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문진(聞診) 등을 거치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를 거치면서 추려지고, 정리된 의심 소견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환부를 움직이게 하여 만져지는 통증의 부위나 세기, 복부나 등 부위를 누르거나 만져, 불필요한 긴장이나, 피부 온도 변화 등을 감지하고 나서야, 추론된 소견과 맥상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진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누르거나 두드려보고, 만져 보는 행위를 절진(切診)이라 하는데,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집중력을 갖고 세세한 신호 들을 놓치지 않아야 정확한 진단에 이르게 되고, 비로소 올바른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료실에서 귀찮게 뭔가 자꾸 시켜보고, 별걸 다 물어보고, 여기저기 눌러보는 것에 대해서, 불편해하실 게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적극적으로 따라주실 때 보다 만족스러운 치료가 가능할 것입니다.  / 보수당한의원 김성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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