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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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방문객"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8.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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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1939 ~ )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스승인 박두진 시인의 눈에 띄어 1965년『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로 퇴임을 했다. 윗 시는 ‘만남의 중요성’을 철학적이면서 교훈적인 이미지를 깔고 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 인연의 소중함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어디선가 지쳐 들어오는 가족은 물론 친구나 이웃, 지인, 손님을 맞을 때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그것은 바람처럼 방문객의 마음을 감싸고 더듬어주는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환대가 될 것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요즘 삶이 매우 삭막하다고 한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고 살다보니 환대하는 일은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시인은 환대를 잃어버린 마음에 ‘바람’ 이라는 시적 은유로 막힌 사회 막힌 가정에 새바람을 불어넣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뭔가 손해를 보거나 두려움 때문에 아예 마음을 닫아걸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자성의 칼날을 들이대고 돌아보게 하고 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서는 방문객임을 알고, 만남의 인연이 소중함을 깨닫는 그런 날이 계속된다면 사회는 한결 밝아질 것이리라.  (오영호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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