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⑥
상태바
“무명의 족쇄를 풀어줄 창밖의 108要談”⑥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9.02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기 위해 바쁜가, 죽기 위해 바쁜가
황경환 -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황경환 - 21세기불교포럼 공동대표, 전 울산불교방송 사장

살기 위해 바쁜가, 죽기 위해 바쁜가

이제 나는 지나치게 바쁜 삶을 사는 사람을 보면, 사실 내 몸에서 미세한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부정적이다. 
나는 살기 위해 바쁜 사람과 만나, 정말 차 한 잔을 나누고 싶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는 일에 허겁지겁 서두르고 바쁘니, 누구 나하고 조용히 앉아 차 한 잔 하자고 말하기가 어렵다.

-끓이는 죽 솥에 끓고 있는 죽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깜박이는 촛불처럼, 그대 마음은 어디를 향해 여기저기 쉴 새 없이 그렇게 떠돌고 있는지 조용히 통찰해 보라!
연약한 마음을 지혜롭게 다스리는 것은 삶에 있어 매우 조용한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불선업(不善業)에 물들지 않도록 문지기 역할을 마음챙김[Sati]의 감시하에 두라고 하는 것이다. 


무엇이 당신을 그토록 서두르게 하는가요?

여보세요, 친구, 서두르지 마세요.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서두르게 하나요.
지나치게 서두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몰라요.

이웃과 만났을 때 대화도 좀 진지하게 나누고
하늘에 두둥실한 만삭 달도 쳐다보고
초생달인가? 눈썹달인가?
구름에 달이 가는지, 달에 구름이 가는지....

한여름 밤 산사에서 솔바람 소리도 듣고,
풀숲에서 뭇 풀벌레들이 읊어대는 대오케스트라는 어떻구요.
처서가 지나고 땅에 찬바람 올라오면
지렁이들이 가세하는 아름다운 곡조 또한 장관이랍니다.

왜 서두르는 데 그렇게 열심입니까?
그래 봐야 도착할 종착역은 뻔한 곳인데
조용히 조용히 고개를 되돌려서 눈을 감으면
헐떡이던 마음은 고요해지고 희열과 행복이 나를 찾아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고용한 강’에서 뱃놀이를 할 줄 아는 여유가 없기 때문에 불행해진다.”라고.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벽암록에는 ‘휴거헐거 철수개화(休去歇去 鐵樹開花)’라고 했다. “쉬고 쉬어 참으로 그치면 철의 나무에 꽃이 피리라”고.


사람의 생명은 숨 쉬는 사이에

사람의 생명이 어느 순간에 있을까? 어느 조사스님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쉬는 순간에 사람의 생명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들이쉰 숨을 내쉬지 못하면 나의 생명은 끝이고 내쉰 숨을 들이쉬지 못하면 생명의 지속은 있을 수 없다. 
불교의 수행3경 가운데 하나인 경이 “들숨 날숨에 마음 챙기는 경”이다.(M 118)

그래서 중부 제36경(긴삿짜까경: Mahasaccakasutta)의 주석서에는 부처님의 성도과정을 상세히 언급하고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들숨 날숨에 마음챙김을 통해서 중득한 초선이 곧 깨달음을 얻는 길이라는 판단을 하셨다고 언급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