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경(It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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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경(It1:1)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9.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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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묵스님
각묵스님

가려 뽑은『이띠웃따까』(Itivuttaka, 如是語經) 

 『법구경 주석서』에서 전해지는 쿳줏따라(Khujjuttara)는 선천성 꼽추이자‘꼬삼비’나라의 사마와띠 왕비의 하녀였다. 이런 비천한 신분임에도 전생에 벽지불을 시봉한 공덕이 있어 부처님께서‘꼬삼비’도시에서 설법하신 112개의 경을 듣고, 수지하여 예류과를 증득하였음은 물론, 그 경들을 왕비와 시녀 500명에게 전달하여 그 여인들까지 예류과에 확립하게 함으로써 보살도를 실천하셨기에 부처님의 재세 시에‘청신녀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라는 칭찬을 받으신. 법의 창고지기인 아난다 존자를 포함한 500명의 아라한들이 빠알리 삼장 가운데 경장의 다섯 번째인『쿳다까니까야』의 네 번째 경전으로 결집하여 260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전승된 이 경전의 정수를‘각묵’스님께서 정리하여 격 주간으로 30여 회 법문한다.     
 

【경전】

1. 이것은 참으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아라한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비구들이여, 한 가지 법을 버려라. 나는 그대들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경지를 보증하노라. 무엇이 한 가지 법인가? 비구들이여, 탐욕이라는 한 가지 법을 버려라. 나는 그대들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경지를 보증하노라.”
이러한 뜻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2. 이 경에서 이것을 이렇게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탐욕으로 탐내는 중생들은
 불행한 곳[惡處]으로 가나니
 통찰력 가진 자들은 이러한 탐욕을
 바른 구경의 지혜로 버리노라.
 버리고 나서는 이 세상으로
 결코 다시 되돌아오지 않느니라.”
 이러한 뜻 또한 세존께서 말씀하셨으니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해설】

불교경전에 조금 익숙한 불자들은 이 경들을 보고 의아해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는 정형구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아난다 존자가 드러내어 밝힌 것이 아니라 쿳줏따라(Khujjuttarā)라는 여자 신도가 세존께서 설하신 것을 다시 ‘사마와띠’를 우두머리로 하는 500명의 여인들에게 맨 처음 드러내어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못생기고 볼품없고 등이 구부정하여서 ‘쿳줏따라’라 불리던 굽정이(꼽추) 웃따라는  우데나 왕의 왕비였던 사마와띠 청신녀의 하녀였다. 그 하녀는 우연히 꼬삼비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예류자가 되어 그 내용을 사마와띠 왕비와 500명의 시녀들에게 들려주자 법열을 느낀 왕비가 매일 가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와서 자기들에게 들려달라고 부탁했고 그 하녀는 그렇게 하였다. 왕비와 그 시녀들은 쿳줏따라가 들려준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서 예류과를 증득하였으나 마간디야의 친지들의 간계에 속아 불에 타서 죽음을 맞았다고『법구경 주석서』에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쿳줏따라는 그때 궁궐 밖에 있어서 이 참화에서 살아남았다. 이런 슬픈 배경을 간직한 이 경은 그녀의 노력으로 부처님 재세 시에 널리 퍼졌고, 아난다 존자가 1차 결집에서 500명의 아라한들과 함께 합송하여『이띠웃따까』라는 정전(正典)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이 경에서 탐욕이라 함은 강한 열망이나 욕심에서부터 미세한 취미나 모든 종류의 탐욕을 다 포함한다.「아비담마」에서는 인간들이 업보가 없다고 여기거나 혹은 그 업보가 있음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또는 누군가의 충동을 받아서 거침없이 불륜이나 도둑질 등을 하는 것은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대승불교에서 탐·진·치 셋을 삼독(三毒)이라고 강조하고 있듯이 초기 경에서도 해로움의 뿌리는 탐욕[貪, lobha], 성냄[嗔, dosa], 어리석음[痴, moha] 바로 이 세 가지라고 말한다. 
탐욕을 어떻게 버릴 것인가? 세존께서「탐욕을 철저하게 앎 경(It1:9)에서 이렇게  분석하여 그 해답을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① 탐욕을 최상의 지혜로 알고(안 것의 통달지, 知遍知), ② 철저하게 알고(조사의 통달지, 審察遍知), ③ 여기에 대해서 마음이 탐욕으로부터 빛바래고, 오염원을 제거해야 한다(버림의 통달지, 斷遍知).”라고.
무엇이 안 것의 통달지인가? 오온에 대해서 철저하게 아는 것이다. 무엇이 조사의 통달지인가? 이런 앎 뒤에 오온에 대해서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병이라는 등의 42가지 방법으로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이 버림의 통달지인가? 조사 후에 으뜸가는 도(agga-magga)에 의해서 욕탐(chanda-rāga)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담마빨라 스님은 본경의 주석서에서 불행한 곳[악처]으로 지옥, 축생, 아귀의 세 가지, 즉 삼악도를 들고 있다. 욕계 선처의 세상은 인간을 포함한 육욕천을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탐욕·성냄·어리석음·분노·모욕·자만을 버린 자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경지(불환과)를 보증하셨다.「보증 경」(A4:182)에서 세존께서는 늙음, 병듦, 죽음, 악업의 과보에 대해서는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보증을 하지 못한다고 강조하셨다.
불환자(anāgāmi)는 성자의 경지 가운데 세 번째에 해당한다. 이 경지를 증득하면 욕계 세상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이 성자가 그 생에서 아라한과를 얻지 못하면 색계 세상에 태어나며 거기서 완전한 열반을 성취한다. 네 가지 번뇌 가운데 감각적 쾌락을 제거했고, 해로운 마음부수인 증오와 근심과 감각적 대상을 가지는 모든 탐욕을 제거해서 인공위성을 타고 이 욕계 세상인 인간계를 영원히 떠난다. 출리(出離, nekkhamma)를 성취한 것이다.
이처럼 부처님께서 행복과 깨달음의 보증인이 되어주시겠다는 말씀을 하시자 재가자요 하녀요 불구자인 쿳줏따라는 큰 믿음을 일으켜 참선 수행을 한 과보로 첫 번째 성자인 예류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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