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추석명절
상태바
사설 -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추석명절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9.23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이 다가왔지만 추석답지가 않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로 가족과 친지간에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고, 지난 여름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태풍 등이 겹쳐 가을수확이 예년만 못하다. 
제주지역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어려운 이웃을 찾는 손길도 뜸하거나 기존에 약정했던 기부금을 취소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불교계는 추석을 앞두고 소외된 이웃들을 되돌아보며 따뜻한 나눔의 실천으로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해 왔다. 그러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하는 옛말이 무색할만큼 소외된 이웃들의 삶은 한층 쓸쓸하고 외롭기만 하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도 불자들부터 멀어진 이웃을 돌아보며 마음을 나누는 온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한가위 보름달만큼 모두의 마음이 넉넉하게 될 것이라 여겨진다. 
불교에서의 차례란 영가로 하여금 애착심을 버리고 미혹에서 벗어나 왕생극락하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동시에 자녀들에게 효도의 참 뜻을 전하고 사후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의 기회이다.
우리가 매년 추석에 올리는 차례는 신라 충담스님이 미륵부처님께 올린 차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통의 음식으로 올리는 기제사가 아니라 정성이 깃든 특별한 음식물에 ‘귀한 차’를 조상님께 올리고 고마움과 기원을 표하는 특별한 제사다.
예년 같으면 추석명절은 오랜만에 친척들이 만나 차례를 준비하면서 조상들에 대한 예를 갖추고 현재 자신의 모습과 이웃들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면서 현재를 성찰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코로나19로 규모를 축소하고 멀리 떨어진 친지들과는 가급적 전화나 비대면으로 만나야하겠다.   
그 어느 해보다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블루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명절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년에는 사회 소외계층이나 여러 사정으로 차례를 집에서 보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사찰에서 모시고 합동차례를 지내도록 배려하였다. 그러나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무쪼록 이번 추석명절을 통해 오랜 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과 함께 불교덕담을 나누고 가까운 조상에게 감사의 예를 올리며 함께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성찰의 시간이 되어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