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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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1100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9.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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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행실이 나쁘고 마음이 어지럽다면
마음의 고요를 지니고 덕행을 쌓으면서
하루를 사는 것만 못하다.

- 사미 삼키짜(Samkicca) 이야기 -

 

한때 30명의 수행자들이 각기 부처님께 명상의 주제를 받고 사위성에서 120요자나 떨어진 큰 마을로 안거를 떠났다. 
그때 500명의 도적들이 깊은 숲속에서 숨어 지내며 그들은 인육과 피를 숲의 정령에게 제물로 바칠 궁리를 했다. 
그들은 마을의 수행처로 내려와 수행자들에게 숲의 정령의 제물이 될 비구 한 명을 바치라 했다. 
어린 사미부터 노스님까지 모든 비구들은 각기 자신이 제물이 되겠노라고 나섰다. 비구들과 함께 사리불존자가 보낸 7살의 삼키짜 사미도 있었는데, 그는 이미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삼키짜 사미는 스승 사리불 존자가 이런 일이 있을 줄 아시고 자신을 보낸 것이니 도둑에게 제물로 갈 사람은 자신이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고 사미는 도적들을 따라나섰다. 
어린 사미가 그렇게 가자 남은 수행자들은 몹시 괴로웠다. 
사미를 데려간 도적들은 재물을 바칠 모든 준비를 끝내고 도적 우두머리가 사미에게 다가왔다. 그때 사미는 선정에 들어있었다. 
도적 우두머리가 칼을 들고 사미를 내려치자 칼날은 사미를 피해 구부러졌다.  다시 칼을 치켜들고 내려치자 칼날이 칼자루 쪽으로 휘어지며 사미를 피했다. 
이런 이상한 일이 벌어지자 도적은 칼을 던지고 사미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500명의 도적들은 놀라고 두려운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했고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며 출가를 하고 싶다고 했다. 
500명의 도적들은 사미의 제자로 출가했고, 그들은 마을의 수행처로 돌아왔다. 30명의 비구들은 사미를 다시 만나게  된 것에 크게 기뻐했다. 사미는 기원정사로 가서 스승인 사리불존자를 뵙고 인사를 드리고 부처님께 갔다.
부처님께서는 그간의 일에 대해 들으시고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강도짓을 하거나 훔치거나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 100년을 산다 할지라도 그것은 쓸모없는 인생이다. 만일 단 하루를 살지라도 청정하고 덕 있는 삶이라면 그것이 100년의 타락한 사람보다도 값진 삶이다.” 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주셨다. 법문이 끝나고 500명의 수행자는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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