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무오법정사 성역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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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무오법정사 성역화에 거는 기대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0.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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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보다 5개월 앞서 무장 항일운동의 도화선이 된 무오법정사의 성역화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대표단이 제주불교 역사문화순례를 통해 조성된 반가운 소식이다. 
종단협을 이끌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지난 10월 22일 무오 법정사 항일유적지를 참배하는 과정에서 제주불교역사학자 한금순 박사가 제안한 법정사지 발굴 작업 요청과 법정사 복원에 대한 의견을 듣고 즉석에서 화답한 것이다. 더구나 다음날인 10월 23일 조찬모임을 찾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원행스님의 법정사지 복원에 대한 요청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까지 한 상황이다. 
원행 스님은 법정사 항쟁을 기리는 충의사를 참배하는 자리에서, “3.1 운동보다 5개월이나 앞서서 스님과 불자들이 중심이 되어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것은 불교계만이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도 매우 자랑스러운 역사다. 그러나 그동안 왜곡되고 잘못 알려져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것을 김봉옥 선생과 한금순 박사 등이 앞장서서 제대로 된 역사를 되찾게 해서 빛을 보게 되었으니 앞으로 살아있는 항일민족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성역화 복원 사업에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원행스님은 “이 법정사 성역화사업이 문화재청이나 관에서 주도하면 오히려 관광적 차원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불교종단차원에서 성사시켜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법정사 성역화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걸림돌이 상존하고 있다. 그동안 불교계의 항일운동이라는 차원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그 의미를 축소하려던 분위기가 여전하고, 심지어 ‘보천교의 난’이라는 역사인식도 완전하게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주불교계가 그동안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법정사지의 정확한 위치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하게도 이번 불교종단 차원의 관심을 중심으로 다방면의 방안들을 강구하게 된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법정사 성역화사업이 탄력을 받고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기회를 제주불교계는 소홀히 하지 말고 전 제주불교계가 대자적인 협력으로 훌륭한 성과를 도출해 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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