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부침"
상태바
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부침"
  • 오영호 (시조시인)
  • 승인 2020.10.28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침 浮沈
이 근 배 (1940 ~ )

잠들면 머리맡은 늘 소리 높은 바다
내 꿈은 그 물굽이에 잠겨들고 떠오르고
날 새면 물에서 멀리 떨어진 아아 나는 외로운 섬

철석거리는 이 슬픈 시간의 난파難破
내 영혼은 먼 데 바람으로 밤새워 울고
눈 뜨면 모두 비워 있는 홀로뿐인 부침의 날

이근배 시조시인은 충남 당진 출신이다, 1961년『경향신문』을 비롯하여 중앙 일간지 여러 곳에 신춘문예 시조로 당선 되어 화려하게 등단했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명품 벼루 1,000여 개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조예가 깊다. ‘한국 시인이라면 시조와 자유시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가객의 한 사람이다. 오래 전부터 제주와는 인연이 있어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왼쪽 시조는 서정적 자아가 외로운 섬이 되어 부침하는 모습을 우리의 삶에 비유하여 노래하고 있다. 인간은 꿈을 먹고 산다고 한다. 그 꿈은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 때에 따라 섬이 뜨다가 가라앉기도 하고, 가라앉다가 다시 뜨기도 하듯 한다. 또한 날씨에 따라 가까이 보이다가 멀어지기도 하고, 멀어졌다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처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늘 인간은 외롭고  흔들리는 것이리라. 2수에서는 슬픈 영혼은 밤새워 울고, 눈 뜨면 아무것도 없는 혼자뿐인 것을 알아차리고 있다. 이런 삶은 누구나 매일 반복적인 삶인 것을 알아차리게 한다. 가락이 자연스럽고 격조를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읽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