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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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11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0.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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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
절대 평화에 이르는 길을 모른다면
그 같은 길을 알고 사는
그 하루가 훨씬 낫다.

- 끼사고따미(Kisagotami)장로니 이야기 -

한때 사위성에 많은 재산을 가진 부호가 살았는데, 그 재산이 갑자기 숯으로 변했다. 상인은 비탄해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누웠다.
어느날 친구가 와서 “네가 가게에 숯을 쌓아놓고 팔면, 사람들이 ‘상인들은 옻이나 기름, 꿀, 당밀을 파는데 당신은 여기서 숯을 파는군요.’하면 ”내것은 내가 팔지 못하면 무엇을 팝니까‘라고 말하라고 했다. 
그런데 아주 가난한 집의 딸인 끼사고따미가 와서 “상인들은 옻, 기름, 꿀, 당밀을 파는데, 당신은 여기서 노란 황금을 파는군요”라고 했다. 상인이 “누이여 황금이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하자 그녀가 숯을 그의 손에 집어주자 노란 황금으로 변했다. 그는 그녀가 결혼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자신의 아들과 결혼시켰다. 
그녀는 시집가서 모든 재산을 물려받고 아들을 낳고 시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그 아들이 걸음마를 할 즈음에 죽었다. 그녀는 비탄에 잠겨 죽은 아기를 되살리려고 등에 업고 집집마다 다니며 “내 아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라고 물으며 약을 구하러 다니자, 사람들이 비웃었다. 
한 지혜로운 이가 “여인이여 나는 그대의 아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도는 모르지만 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을 알고 있소”라고 하며 그녀를 부처님께 인도했다. 
그녀는 “세존이시여, 제 아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데, 사실입니까?”라고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들이나 딸이나 다른 사람이 죽지 않은 집에서 흰 겨자씨를 구해오면 살려 주겠다”고 하셨다. 그녀는 죽은 아기를 업고 마을로 들어가 집집마다 다니면서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을 찾았다. 그러면서 끼사고따미는 집집마다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이 없다는 것과 마을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이 죽지 않은 집에서 흰 겨자씨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끼사고따미에서 ‘생자필멸’의 도리를 일깨워주셨다. 그러자 그녀는 예류도에 들었다. 그리고 등에 업은 죽은 아이를 내려놓고 출가하여 수행자가 되었다. 
그후 램프의 불꽃을 보고 어떤 불꽃은 타오르고 어던 불꽃은 깜박이는 것을 보고는 “이 세상의 뭇 삶들이 타오르기도 하고 깜빡이기도 하지만 열반에 들 어, 그만은 알려지지 않는다”라고 깨우쳤다. 
부처님게서는 향실에서 나투시어 그녀 앞에 나타나시어 “열반을 보지 못하고 백년을 사는 것보다, 열반을 보고 한 순간을 사는 것이 낫다”고 하시며 가르침을 주셨다. 
그후 끼사고따미는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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