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석 변호사의 명상에세이집 <소치는 사람>이 ‘열림문화’출판사에서 간행되어 나왔다. 지난 2009년 수상집인 <나 홀로 명상>이 나온 이후 11년만이다.
김승석 변호사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초기불교 교학에 깊은 조예가 있으며, 위빠사나 명상을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나 홀로 명상>을 집필해 간행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수필집은 저자가 지난 2016년 수필가로 공식 등단한 후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을 생활 속에 접목하여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씨줄날줄로 엮은 실천가로서의 불교수행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수필집은 ‘고통스러운 우리의 삶, 거기에다 사유의 둥지를 치고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며 격조 높은 언어를 선택하여 벽돌을 쌓아 문학의 집을 짓는 수작업’이라고 정언(定言)했다. 그래서 이 수필집은 그저 편하게 책장을 펼치고 정신적 휴식을 향유할 목적으로 일독한다면 결코 간단한 수필집이 아님을 금세 눈치 채게 된다.
여기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수필들에 대한 독법은, 저자가 통찰한 사유의 흐름을 생각없이 따라가는 보통의 독법으로 읽는 글은 아니다. 한 행 한 행을 읽으면서 심오한 곱씹음의 고민을 하지 않으면 그 의미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이 수필집은 기실 저자가 불교적 진리를 기둥삼아 평생의 가치관을 원융(圓融)시킨 연금술적 수행보고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마음의 여정, 즉 붓다의 가르침인 탐진치 삼독(三毒)을 제거하고 궁극의 존재적 의미와 해탈.열반의 길을 찾아가는 선명한 길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불자라면 이 책을 곁에 두고 사색의 도반으로 삼으면 좋을 듯하다.
김승석변호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와 ‘제주의 소리’ 발행인을 역임했다. 현재 제주불교신문 편집인으로 있다. 2016년 대한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수필가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수상집 나홀로명상(2009, 불광출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