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속 · 소리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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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속 · 소리 · 1"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1.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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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 소리 · 1
리 태 극 (1913~2003)

5·16 광장 매운
피붙이의 울부짖음
30여 년 그리움이
솟구치고 메아리쳐
한강의 여울을 넘어
허공으로 번지네

만나면 헤어짐이
세상의 이치라지만
남북의 형제자맨
바이없는 기억 속에
오늘도 임진각에 올라
구름길만 더듬네

 

시조시인 월하月河 리태극李泰極 선생은 강원도 화천 출신이다. 1955년『한국일보』신춘문예 ‘산딸기’가 당선 등단했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시조단을 정상괘도에 올려 놓은 분이다. 1960년『시조문학』을 창간했다. 또한 한국시조시인협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따라서 한국시조단의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해 전국적으로 힘을 쏟았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시조 부흥운동에 평생 정렬을 쏟다 가신 분이다. 고향인 화천댐 근처에 월하 시조비가 세워졌으며, 2010년엔 화천읍에 월하 리태극 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해마다 이곳에서 시조백일장 등 문학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 시조는 1983년 6월 30일 부터 11월 14일 까지 열렸던 남북이산가족 상봉 현장의 이미지를 담은 작품이다. 화자는 이산의 비극과 통일 염원을 형상화한 노래로 읽을 때마다 마음을 찡하게 한다. 해가 바뀔수록 이산가족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 평생 피붙이의 어느 누구라도 한 번 보고 싶은 염원은 점점 오리무중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언제쯤 이산가족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만날 수 있을까. 참으로 답답하게 하고 있다.  
 (오영호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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