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 선혜(수메다)라는 수행자가 있었다. 그는 연등부처님께 우담발화 꽃을 올린 뒤 법문이 끝나고 연등부처님이 떠날 때가 되자 마침 비가 오다가 그쳐서 땅이 질퍽하거늘 수행자 선혜는 연등부처님의 발을 더럽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진흙 위에 머리를 풀고 엎드려서 말하기를 “부처님, 제 머리카락을 밟고 지나시옵소서!”하고 연등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기서 수메다(Sumeda)를 한역하여 선혜(善慧)라고 부르며 연등부처님(Deepankara Buddha)을 정광여래(錠光如來)라 하기도 한다.
이 광경을 본 연등부처님은 제자와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견디기 힘든 고행을 하는 이 수행자를 보라. 그는 지금으로부터 무량한 세월이 지난 후 세상에 출현하여 부처님이 될 것이니라. 견줄 사람 없는 대성인의 말씀을 듣고 천인과 인간들은 크게 기뻐하며 외쳤다. ”수행자 수메다는 분명 부처님이 될 씨앗이요, 부처님이 될 싹이로다.“ 하면서 연등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얻었다.
모든 이가 지나간 뒤 엎드려 있던 수메다는 몸을 일으켜 앉아 스스로 생각했다. 내가 지금껏 쌓아온 수행을 생각하자마자 온 세계가 크게 진동하였고, 그 진동에 놀라는 사람들에게 연등부처님은 현자 수메다가 부처님이 되기 위한 근본적이 덕목을 모두 깊이 사유하고 있는 까닭에 이 대지와 세계가 진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 연유를 말씀해 주셨다.
이때 시방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큰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기필코 부처님이 되실 것이옵니다. 흔들림없이 정진하여 주소서. 멈추거나 물러나서는 안 되나이다. 저희들도 당신이 기필코 깨닫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나이다. 수메다는 모든 부처님이 이루신 깨달음의 근본적인 덕목인 십바라밀의 수행을 남김없이 수행하시고 난 후 한량없는 세월 동안 보살행을 닦은 뒤 도솔천에 머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