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경자년 동안거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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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경자년 동안거 결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2.0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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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사찰들이 지난 11월 29일 일제히 동안거 결제에 들었다. 제주도내 유일의 안거 선원인 남국선원은 경자년 동안거 결제 하루 전날. 전국에서 온 수좌들을 위해 봉사하는 용상방(龍象榜)을 짜느라 여념이 없었다. 올해 방부를 들인 선객은 모두 23명으로, 깊은 수행의 공덕으로 세상에 불법을 널리 펼쳐갈 납자들이다. 
공양 시간과 차담, 울력과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머지 8시간 동안 집중 수행을 하면서, 남국의 청정한 기운을 통해 정진의 한 철을 오롯이 보낼 것이다.
선원장 성묵 스님은 “참선은 골수 법문이며,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최고로 발전된, 최첨단 수행법이다. 참선을 통해 누구나 지혜를 터득할 수 있고,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이 참선은 언어와 문자와 알음알이, 꾀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알 수 없는 화두 하나를 가지고 공부하는 최고의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다. 범부로서는 선승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여전히 범부의 삶에서 헤매고 있다면 오로지 ‘공부’와 오로지 ‘삼매’만이 그 끝자락이라도 잡아 볼 요량이다.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은 동안거 결제법문으로 “불법수행에 가장 좋은 것으로는 스스로 자기를 반조하면서 바깥 경계에 끄달리지 않고 ‘별달리 따로 볼 것이 없어지는, 즉 별 볼일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볼 것이 없고 할 것이 없는 무위(無爲)의 한도인(閑道人)”이 되자고 했다. 
또 관음사 동안거 결제법회에서 우경 큰스님은 “삼동결제(三冬結制)란 나라고 하는 그 한 인격체가 부처님으로 모아지는 것”이라면서, “부처님으로 모아진다는 것은 ‘심즉시불(心則是佛)’, 부처님과 똑같이 넓어지고 높아지고 얕아지고 깊어지면 그것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고, 바로 부처라는 말”이라고 갈파했다. 
지금 사바세상은 코로나뿐만 아니라 온갖 사고팔고(四苦八苦)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러니 이번 동안거는 불자라면 누구나 각자의 위치에서 화두참구나 위빠사나, 혹은 간경이나 염불, 사경이나 다라니 봉독 등 어떤 수행이든지 스스로 포살(布薩)하고 스스로 반조(返照)하며 탐·진·치의 삼독을 멀리하고, 우리 마음을 흔들어 움직이는 이(利)·쇠(衰)·훼(毁)·예(譽)·칭(稱)·기(譏)·고(苦)·락(樂)의 팔풍(八風)에도 초연하도록 수행에 몰두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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