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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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12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2.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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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손에 상처가 없다면
독을 손으로 만질 수 있으리라.
상처가 없다면 해독을 입지 않듯이
악을 행하지 않으면 악이 미칠수 없다.
- 사냥꾼 kukkuta mitta 이야기 -

왕사성에 아주 어린 나이에 예류과를 성취한 부잣집 딸이 있었다. 어느날, 사냥꾼 kukkuta mitta가 사냥한 짐승고기를 팔기 위해 성안에 왔는데 그를 본 부잣집 딸은 한 순간에 사랑에 빠졌다. 그를 따라 나선 여인은 결혼을 해 작은 마을에서 살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그녀는 7형제를 두었고 그 일곱아들 모두가 결혼을 했다.
어느날 아침,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온 세상을 살펴보시다가 사냥꾼과 그의 일곱 아들.며느리가 예류과를 성취할 것을 아셨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사냥꾼이 덫을 놓아둔 숲으로 가셨다. 부처님께서는 덫 주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덫에서 멀지 않은 수풀 아래 앉으셨다. 
사냥꾼이 덫을 살펴보러 와보니 덫에는 아무것도 없고, 발자국만 있는 것을 보고는 누군가가 와서 짐승을 풀어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때 수풀 아래 부처님이 앉아 계시는 것을 보고서는 덫에서 짐승을 풀어준 장본인이라고 짐작하자 화가 치솟았다.
그는 활을 가지고 부처님을 향해 쏘려는 순간 그의 몸은 석고상처럼 굳어 버렸다. 뒤따라 오던 아들들은 아버지를 발견하고 먼발치의 부처님을 보자 아버지의 적이라 생각했다. 그런 뒤 아들 모두가 활을 꺼내 부처님을 향해 겨누었다. 그들 또한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각자의 모습대로 굳어버렸다. 
사냥꾼과 아들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부인과 일곱 며느리들은 숲으로 찾아나섰다. 남편과 아들들이 부처님을 향해 활을 겨누는 것을 멀리서 본 부인도 두팔을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우리 아버지를 쏘지 말아라” 남편도 그 소리를 듣고는 “아 저분이 장인어른이구나”라고. 아들들은 “아, 저분이 우리 할아버지시구나”라고 생각하자 자애의 마음이 일어났다. 그리고 부인은 “활과 화살도 내려놓고 우리 아버지께 예를 올리라.”고 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사냥꾼과 아들들의 마음이 누그러져 활을 치우기를 바라셨다. 그들이 활들을 치우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자 부처님께서는 법문을 들려주셨다. 법문을 듣고 사냥꾼과 일곱아들, 며느리 모두가 예류과를 성취했다.
부처님께서는 정사로 돌아와 아난존자와 대중들에게 이른 아침에 kukkutamitta와 그의 가족들이 예류과를 성취한 이야기를 들려주시자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사냥꾼의 부인이 예류과를 성취했고, 살생을 하는 죄를 짓지 않을 터인데 어찌하여 남편과 아들이 사냥을 나갈 때 그물과 활.화살 등을 뺏지 않았을까요?”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여, 예류과를 성취한 이는 살생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이들이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 사냥꾼 부인은 단지 남편의 말을 따랐을 뿐이다. 마치 상처가 없는 손으로 독을 만져도 괜찮듯 그녀는 악행을 할 의도가 없었기에 어떤 악행도 하지 않은 것이다.” 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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