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들려주는 건강이야기 (10) - 어혈과 산후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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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들려주는 건강이야기 (10) - 어혈과 산후조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2.3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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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움직이는 일상 속에서 우연히 넘어지거나, 불안정한 자세에서 골격계에 무리가 온 경우, 혹은 크고 작은 교통사고 등으로 염좌나, 타박상, 심지어 골절상을 입어 고생하시는 분이 계시리라 봅니다.
염좌는 무리하게 힘에 부치는 동작을 하거나, 다리나 발을 헛디디는 등 불안정한 자세로 근육이나 인대의 크고 작은 손상을 입은 상태이고, 외부의 충격이나 둔탁한 힘 등에 의해 연부 조직과 근육 등에 손상을 입어 피부에 출혈과 부종이 보이는 경우는 타박상으로, 두 경우 모두, 피부에 멍이 들면서 붓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흔히들 어혈(瘀血)이 생긴 거라며, 사혈(瀉血)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무심코 하는 사혈 과정에서 도리어 조직 손상이 심해지거나, 2차 감염으로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한의학에서, 어혈은 혈액이 경맥(經脈) 밖으로 나와 조직 사이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좁은 의미로는 타박상 등 외상(外傷)으로 인한 것을 말하고, 넓게는 경맥이 막히거나,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혈액이 경맥 안을 흐르지 못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이를 다시 경맥 밖으로 넘쳐 조직의 틈에 고여 괴사한 혈액을 악혈(惡血)이라 하고, 혈액 순환이 정체되어 경맥관 속 또는 장기 내에 정체된 것은 축혈(蓄血)이라 구분하여, 치료법을 달리하게 됩니다.
대개 피부가 청자색으로 되고 거칠어지는 변화가 먼저 보이며, 얼굴이 검고, 일정한 곳이 심하게 아픈데 누르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때로 피를 토하고, 월경이 나오지 않고, 대변이 검게 변하며, 아랫배가 단단하게 굳어지고, 가슴이나 옆구리로 통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건망증이 생기고, 놀라며 발광(發狂)하는 상태까지 기술하고 있는데, 실제 진료에서 흔히 보기 힘들고, 오히려 자주 거론되는 다른 의미로는 산후에 오로를 지칭하는 경우인데, 산후조리를 위한 투약 상담을 하다 보면, 흔히들 어혈 빼는 약을 처방 조제 해달라고 합니다. 
산후 오로(惡露)는 태반이 떨어지고 난 후에 자궁내막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점액으로, 초기에는 혈액이 섞여서 붉은 기운을 띠지만, 2~3주 내로 맑아지는 생리적인 상태입니다.
과거 의료 환경이 좋지 않아서, 가정에서 출산할 때, 가족이나 주위 도와주시던 분이 경험이 없거나, 실수로 간혹 발생하였던 태반 등 부속물의 뒤처리가 미흡하여 벌어지는 다급한 상황에서의 어혈 즉, 잔류 태반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자연 배출되어야 할 태반이 자궁에 남아 유착되면, 출혈이 그치지 않거나, 극심한 하복통, 감염과 발열 등으로 급하게 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한약을 투여했던 경험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출산 후 회복기보다는, 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늘어난 유산 후 회복 단계에서 비슷한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데, 적절한 상담과 한약 처방으로 빠른 회복과 향후 순조로운 임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수당한의원 원장 한의사 김성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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