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칼럼 - 고위 공직자들의‘부동산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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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칼럼 - 고위 공직자들의‘부동산 민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2.3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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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창 준-논설위원.전 제주도기자협회장
임 창 준-논설위원.전 제주도기자협회장

서울 강남권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해 임명 당시 논란을 빚은 이용구 법무차관이 최근 도곡동 한 채를 16억8500만원에 매도 계약했다. 매입한지 4년 만에 8억4500만원의 시세 차익을 봤다. 서울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법무차관 아내 명의의 도곡동 삼익아파트(34평형)가 최근 16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이 차관 부부가 2016년 2월 이미 서초동에 아파트(50평)를 가진 상태에서 8억4000만원을 주고 산 것이다. 당시는 집값 상승기 초입이었다. 이 차관 부부는 그 아파트를 세놓아 현재 월세 120만원씩 받는다. 부동산 업계에선 통상 ‘투자용 주택 매입’으로 불리는 거래다.
이번 매각 거래로 그는 4년여 만에 8억4500만원의 시세 차익을 봤다. 매입가의 100%가 넘는 이익이라고 한 중앙언론은 지적한다. 그가 2014년 12억5000만원에 매입한 서초동 아파트도 현 시세는 25억원 정도다.
수도권에 아파트를 보유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6명이 소유한 아파트의 기대 시세차익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총 24억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인당 평균 3억9200만원 꼴이다. 집값을 잡겠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 인터넷 매체가 국회 공보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 9명이 2017년부터 보유한 아파트를 확인하고,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이용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과 2020년 7월의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민주당 지도부 9명 중 6명이 수도권에 아파트 6채를 보유했고, 지난 3년2개월 동안 이들 아파트 가격이 총 23억5200만원가량 오른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 아파트를 판다면 1인 평균 3억92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가장 많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강남에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박광온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강남구에 면적 84.74㎡짜리 아파트를 보유했다. 이 아파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3년 뒤인 2020년 7월엔 가격이 크게 오른 17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기대 시세차익이 무려 8억원에 달한다. 그는 현재 수원시 영통구에서 전세를 산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84.95㎡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이 아파트는 2017년 5월 7억6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7월엔 1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기대 시세차익만 5억500만원이다.
경기도 구리를 지역구로 둔 윤호중 사무총장은 구리시 인창동에 면적 99.97㎡짜리 아파트를 소유했다. 이 아파트는 2017년 5월 4억27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 7월에는 7억97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되며 기대 시세차익이 3억7000만원이다.
집값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부동산 관련 법률안 통과를 진두지휘한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지역구인 성남시 수진동의 아파트(135㎡)를 보유했다. 이 아파트는 2017년 5월 5억38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올 7월엔 8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3억700만원의 기대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이런 소식을 접하는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은 한없이 절망한다. 최근 청년층의 절반 이상이 평생 자기 집 소유를 포기했다는 통계도 있다. 무리한 부동산 관련법을 강행하고 24번의 대책이 거의 실패로 끝난 상황에서, 정작 정부 관료와 집권여당 지도부가 시세차익을 잔뜩 얻은 건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이게 우리 사회를 도도히 흐르는 부동산 민심의 강(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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