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싯다르타 태자의 관정례(灌頂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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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싯다르타 태자의 관정례(灌頂禮)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1.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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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의림사 벽화
마산 의림사 벽화

 

어느날 정반왕은 군신들을 불러모아 의논하기를, 이제 때가 되었으니 태자의 의례를 치르는 관정례를 하기로 하였다. 그러자 군신들은 이를 이행하기 위하여 비단으로 번개(幡蓋)를 달고 향을 사루고 꽃을 흩으며 갖가지 기악으로 태자의 관정례를 축하하였다. 그리고 칠보로 만든 병에 사해(四海)의 물을 담아서 바라문에게 주고, 바라문은 다시 대신에게, 대신은 이를 국왕에게 바치거늘, 왕은 이를 태자의 머리에 뿌림으로써 입태자식(入太子式)을 거행하였다. 이때 허공의 모든 신들이 기악을 울리며, 한목소리로 선재선재(善哉善哉)라 하며 이를 축하하였다.
관정이라고 하는 것은 머리에 물을 뿌림으로써 일정한 지위로 승격하였음을 인정하는 의식이다. 그러므로 싯다르타는 관정을 함으로써 나라의 모든 사람이 태자로서의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정반왕은 관정례를 거행한 것이다. 
이는 고대 인도에서 제왕의 즉위식이나 태자를 책봉할 때 행하던 의식으로 국사(國師)가 사해의 바닷물을 정수리에 뿌려서 이를 축복하였던 의식이다. 
현우경(賢愚經) ‘정생왕품’에 보면 정생(頂生)이 왕위에 즉위할 때 사천이 보명에 향수를 가득 채워서 그 정수리에 뿌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불교에 유입되면서 불위수직(佛位受職)을 나타내는 의식이 되었고 그 후 밀교에서는 이러한 의식이 중요한 작법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화엄경(華嚴經) 십지품에도 보살의 십지중에서 제98 선혜지(善彗地)에서 제10 법운지(法雲地)로 들어갈 때 제불이 지수(智水)를 그 정수리에 뿌려서 법왕자직(法王子職)을 받았다고 증명하는데 이것을 수직관정(受職灌頂)이라고 한다.
밀교에서 행하는 모든 관정을 비밀관정(秘密灌頂)이라고 하는데 이 작법을 통하여 대각위(大覺位)를 증득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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