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새해는 밝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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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새해는 밝았지만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1.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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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여러날이 지났다. 그러나 새해라지만 온통 어둑어둑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북극한파가 한반도를 휘몰아치고, 제주도에는 폭설이 내렸다. 제주도내의 연이은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에 이어 4.3특별법도 국회에서 부결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2021년 새해를 맞았어도 전 국민들은 여전히 코로나19의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자칫 코로나블루를 넘어 정신적 피로감이 이성적 사고에 균열로 흐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불자들이라면 새해에는 남다른 각오와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지난 한해를 마냥 코로나19 때문이라며 게으르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하고, 배려와 이해보다는 짜증과 불만으로 남을 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불자들에 대해 일반인들의 평가로,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인내와 수행으로 극복하는, 일종의 자신의 마음먹기로 환치한다고 비판한다. 적극적인 사회적 실천과 변화를 통해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는 이타심의 실천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이유는 마음을 바꾸는 주체가 바로 자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내 주변과 나를 둘러싼 사회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새해가 오면 우리는 좌우명을 세우고, 실천을 위한 계획을 그려보고, 또 버킷리스트를 점검하고 새로 작성해 보기도 한다.
코로나19를 원망만 하면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국 내가 먼저다. 내가 먼저 의미 있는 삶을 그려나가고, 생각을 바꾸고 남을 위한 작은 친절부터 베풀어나가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온화함과 평화를 유지하는 수행자들은 빛난다. 법문을 찾고 경전을 음미하며, 이웃과 자연을 아우르는 모든 존재들에 대한 자비로움을 실천하는 수련의 기회로 삼는 이들은 설국으로 변한 제주섬의 모든 곳이 설산고행의 성취를 위한 법석이요 깨달음의 수행처다. 
새해를 새해답게 이끌어가려면 스스로의 등불을 켜는 ‘법등명 자등명’의 굳건한 진리만이 코로나와 눈에 갇힌 우리가 자유로워지는 비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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