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문화대학원 전통사경연구반 이명자 회장 “사경이란, 결국 내 내면의 고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행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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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문화대학원 전통사경연구반 이명자 회장 “사경이란, 결국 내 내면의 고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행방법”
  • 이진영 기자
  • 승인 2021.01.20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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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경연구반 이명자 회장
전통사경연구반 이명자 회장

 

△공식적인 사경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독자들을 위해 사경(寫經)이 무엇인지 먼저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경(寫經)이란 경전을 정성스럽게 옮겨 쓰면서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수행 방법 중 하나인데요. 사경이란 경전의 부처님의 말씀을 베껴 쓰는 것이어서, 결국 부처님의 진수를 배우는 공부이자 최고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경은 단순히 필사가 아니라 부처님 말씀을 종이가 아닌 자신의 마음속에 새기는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사경회 회장 행오스님
전통사경회 회장 행오스님
지도강사 관우 스님
지도강사 관우 스님

 

△이번에 김경호 선생이 국가유형문화재 사경장(寫經匠)으로 지정되기도 하는 등, 사경 붐이 일고 있는데, 이참에 우리나라 사경의 전통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경의 시초는 패엽에 범어를 기록한 패엽불전입니다. 기원전 인도 서북부에서 시작한 대승 불교는 대자 불자의 신앙과 보살도를 중시했기 때문에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펴는 불경유포의 사경공덕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경의 전통 역시 오래되었습니다. 역사기록들을 통해, 삼국시대에 공식적인 불교수용과 더불어 사경이 유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사경은 실용성보다는 신앙적인 면이 강조되고, 국가차원의 지원을 통해 화려하게 꽃 피우며 정점을 찍습니다. 이는 고려청자나 고려불화 못지않았던 고려사경의 우수성을 말해줍니다. 조선 초기에도 고려사경의 이와 같은 전통을 이어 훌륭한 사경들이 많이 만들어졌지만, 그 이후 긴 침체기에 빠져 있다가, 근래 들어 다시 발흥하기 시작했습니다.

격려사를 하는 학장 무소 허운 스님
격려사를 하는 학장 무소 허운 스님

 

△이번 전시회가 제주 최초의 사경 전시회라고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회 일정과 의미 등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이번 전시회는 1월 20일까지 전시될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사경반 회원 26명이 참가했고요, 출품 작품 수는 40여 점입니다. 한국전통사경회의 회장이신 행오 스님, 제주 연봉사 상오 스님, 그리고 저희 사경 지도 강사이신 관우 스님 등이 찬조 출품해 주셨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사경의 불모지였던 제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전시회라는 사실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에 사경의 씨앗을 뿌려주신 행오 스님과 저희들을 지도해주신 고관사의 관우 스님에게 회원들을 대표해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님들은 지난 1년 동안 사경을 통해 달라진 것은 무엇이고, 무엇을 얻었다고 보십니까?
▲사경이란, 결국 내 내면의 고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행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게 해 내 고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줍니다. 내가 고요해지면 그제야 다른 사람들의 말들이 더 깊게 와 닿습니다. 정말 내 내면이 고요해지면 나도 고요해지고,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꼭 한 번 접해보거나 익혀 볼만한 교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경은 자신을 변화시킬 뿐 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꼭 한 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관우스님의 팔길상
관우스님의 팔길상
▲반야심경 사경작품
▲반야심경 사경작품
반야바라밀다심경 학생작품
반야바라밀다심경 학생작품
범어사경
범어사경
한국전통사경회 회장 행오 스님의 ‘금강반야바라밀다경’
한국전통사경회 회장 행오 스님의 ‘금강반야바라밀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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