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불본행집경 : 싯다르타 태자의 무술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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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불본행집경 : 싯다르타 태자의 무술시합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2.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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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몰라간다 꾸띠 비하르 사원 벽화
인도 몰라간다 꾸띠 비하르 사원 벽화

 

당시 관습에 따라 싯다르타는 야소다라 공주를 아내로 데려오기 위해 다른 왕족들과 무술시합을 해야 했다.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권13 각술쟁혼품(捔術爭婚品)에 보면 산술(算術)시합에 이어 다시 제바달다 등과 무술에 대한 시합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살펴보면 활을 쏘아 맞추는 시합, 칼로 자르는 시합, 코끼리를 잘 다루는 시합, 말위에서 기예(騎藝)를 겨루는 시합, 씨름으로 승부를 겨루는 시합 등 모든 시합에서 태자를 대적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반 활은 쉽게 부러지자 태자의 조부이신 사자협왕(師子頰王)의 활을 가지고 시험을 하게 되었는데 아무도 그 활을 펴지도 못하였는데 태자는 그 활을 다루는 장면을 살펴보면 그런 뒤 드디어 태자에게 올렸다. 태자는 받고 나서 앉은 그대로 동요하지 않고 힘을 조금 들여 몸을 움직이지 않고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손으로 줄을 잡은 채 손가락으로 당기자마자 퉁겨져 소리가 났으며, 그 소리는 가비라성에 두루 진동하였다고 하였다. 然後乃將奉進太子。太子執已。安坐不搖。微用少力。不動身體。左手執弓。右手捋弦。以指纔挽。而拼作聲。彼聲遍滿迦毘羅城。
이어서 칼로 다라수(多羅樹) 나무를 자르는 시합을 하였는데 다른 사람은 한번에 한 그루의 나무를 끊었지만 태자는 한 번에 일곱 그루의 나무를 끊었다. 이를 살펴보면 태자가 손으로 칼을 잡고 한 번 내려치자 일곱 그루를 끊었다. 太子之手執於劍已。一下斫七多羅樹斷
그 다음에는 코끼리를 다루는 시합이 이어지는데 태자가 코끼리에 뛰어오를 때는 돌아서서 뒤로 달려서 코끼리 어금니를 밟고 정수리에 올라서서 왼손으로 철봉이나 쇠바퀴나 창이나 긴 칼 등 갖가지 무기를 쥐었다. 왼쪽에 쥔 것을 오른쪽에 던지고 오른쪽에 쥔 것을 왼쪽에 던지다가 땅에 내어 버렸는데, 석가족 동자들 중에 아무도 태자를 따를 수 없었다. 太子跳時背立卻走。腳蹹象牙。上於象頂。左手執持種種諸器。或棒或輪。或棑或槊。及以長刀。左執右擲。右執左擲。而投於地。諸釋種族。旣不能及。
다음에는 말위에서 기예를 겨루는 시합을 하게 되지만 아무도 태자를 따를 수가 없었다. 이외에도 중화사상이 파고들어서 태자의 우수함을 나타내기를 음성을 시합하기도 하고, 혹은 노래와 춤도 시험하며, 혹 서로 조롱하고, 혹은 만담ㆍ해학ㆍ재담도 시합하며, 혹은 옷에 물들이는 시합이며, 혹은 진기한 보배와 진주들을 만드는 시합이며, 풀잎을 그리기며, 온갖 향을 화합하는 것이며, 장기ㆍ골패ㆍ바둑ㆍ쌍륙ㆍ창잡기ㆍ병에 살꽂기ㆍ메어치기ㆍ함정에서 뛰어넘기 등의 갖가지 기술을 빠짐없이 했는데, 이러한 기술 시합에서도 모든 것에 태자가 다 이겼다고 나타내고 있다. 如是種種。或試音聲。或試歌儛。或試相嘲。或試漫話戲謔言談。或試染衣。或造珍寶及眞珠等。或畫草葉。和合雜香。博弈摴蒱。圍棋雙六。握槊投壺。擲絕跳坑。種種諸技。皆悉備現。如是技能。所試之者。而一切處。太子皆勝。
그리고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 보면 태자가 마지막으로 시합을 한 것은 제바달다와 겨룬 씨름이다. 제바달다가 태자를 메어치려고 하자. 그러나 태자는 급하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편안히 마음을 써서 오른손으로 제바달다 동자를 잡고 걸으며 그 몸을 번쩍 들어 발이 땅에 닿지 않게 했다. 그리고 세 번 시합장을 돌고 공중에 세 번 돌렸는데, 그의 거만한 마음을 항복시키고자 했기 때문이다. 해칠 마음은 내지 않고 자비로운 마음을 내어 조용히 밀쳐 땅 위에 눕혀 그 몸을 손상치 않게 하였다. 爾時太子不急不緩。安詳用心。右手執持提婆達多童子而行。擎擧其身。足不著地。三繞試場。三於空旋。爲欲降伏其貢高故。不生害心。起於慈悲。安徐而撲臥於地上。使其身體不損不傷。
이렇듯 갖가지 시합에서 싯다르타 태자는 자신의 사촌인 제바달다를 이겼고, 승마시합에서 다른 사촌 아누릇다를, 검술시합에서 이복동생 난다를 이겼다. 이에 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환영을 받으며 정반왕의 명에 따라 흰 코끼리에 영락을 장엄하고 태자를 태우고자 성문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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