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부처님을 해치려는 제바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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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부처님을 해치려는 제바달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2.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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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정암사 벽화
김해 정암사 벽화

 

불교 경전에서 항상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라면 으례 데바닷타이다. 데바닷타를 산스크리트어로 표기하면 ‘Devadatta’로서 이를 중국 사람들은 소리 나는 대로 표기를 하여 제바달다(提婆達多)로 주로 표시를 하면 다시 이를 한역하여 조달(調達)이라고 표기한다. 조달은 감로반왕(甘露飯王)의 아들로 아난의 형이라고 전해지는 인물로 부처님보다 20세 정도 어리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부처님하고는 사촌지간이다.
데바닷타는 부처님을 경쟁상대로 여겼으며 그러기에 언제나 부처님을 시기하고 여러 사람과 도모하여 승단을 방해하려고 온갖 계략과 술책을 부렸던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는 교단에 들어와 점차 세력을 넓혀 나가다가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아들인 아자사투의 측근이 되어서 조직을 더 확장하는데 언제나 골몰을 하였다. 데바닷타는 아주 오만하고 불손하였는데 특히 석가족이 아닌 사리풋타와 목갈라나가 부처님의 상수제자가 된 것을 아주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가 빈바사라왕의 태자인 아자삿투를 만나기 위하여 라자가하로 가서 아자사투를 부추겨 세워 환심을 얻게 되자 아자사투는 라자가하 근교에 웅장한 사원을 만들어 오직 데바닷타만 거처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이 라자가하에 도착을 하자 부처님께 당돌하게 말하기를 부처님은 이미 늙으셨으니 물러나시고 교단을 저에게 양위하시고 세상 구경이나 하시면서 여생을 보낼 것을 종용하면서 교단을 물려 줄 것을 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를 한마디로 거절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이는 승단을 분열시키는 것으로 옳지 못하다고 하시면서 오히려 그를 책망하셨다.
그러나 데바닷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부처님을 원망하면서 반역을 꾀하고자 늘 앙심을 품고 있었다. 그러자 데바닷타는 권력에 욕심이 많은 아자사투를 유혹하여 말하기를 태자께서 부왕만 없으시면 국왕이 될 수 있다고 감언이설로 유혹하자 태자는 부왕인 빈바사라왕을 유폐하고 음식을 제공하지 않아 빈바사라왕은 굶어 죽고 말았다. 이는 부처님께서 선도하신 지 37년이 지난 뒤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러자 데바닷타는 부처님을 살해하려고 마음을 먹고는 아사세에게 출중한 궁수(弓手)들을 뽑아달라고 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궁수들이 부처님을 멀리서 보았을 뿐인데 온유함과 정중함에 감명을 받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오히려 제자 되기를 청하였다.
그러자 다시 칼잡이를 시켜서 부처님께 칼을 던져 시해하려고 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자 미쳐서 날뛰는 사나운 코끼리 다나팔라Dhana-pala를 부처님이 탁발하실 때 풀어 놓았지만, 부처님은 한 손을 들어 코끼리를 제압하시자 이번에도 실패를 하고 말았다. 여기에 관해서는 벽화 책 목록에서 [제바달다와 술 취한 코끼리 다나팔라]편을 참고하면 된다. 이외에도 데바닷타는 영축산(靈鷲山)에서 부처님이 지나갈 때 큰 돌을 굴려 떨어트려서 부처님을 살해하려고 하였지만 굴러떨어진 돌은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작은 파편 하나가 부처님의 발등을 찔러 피가 나자 부처님은 사원으로 돌아와 유명한 의사인 지바카Jivika에게 치료를 받았다. 그러자 데바닷타는 5백 명의 밧지족 비구를 이끌고 교단을 벗어나 독립을 시도하였지만 5백 명의 비구는 사리불에 의하여 다시 교단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러자 낮잠에서 깨어난 데바닷타는 대중들이 모두 부처님 전으로 다시 떠남을 알고 가마를 타고 부처님을 만나러 갔다.

모든 전생에서 부처님의 적이었고, 이 생에서도 부처님을 공격했던 제바달다는 대지가 갈라져 삼켜져서 무간지옥에 떨어지고 만다. 태국 하타이의 체디 트라이퐁콘 사원 벽화
모든 전생에서 부처님의 적이었고, 이 생에서도 부처님을 공격했던 제바달다는 대지가 갈라져 삼켜져서 무간지옥에 떨어지고 만다. 태국 하타이의 체디 트라이퐁콘 사원 벽화

 

데바닷타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제자들은 부처님에게 피신하고 건의를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전혀 두려워하지 아니하시며 사리불에게 말씀하시기를 데바닷타는 붓다에게 아무런 해를 끼칠 수 없노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오는 도중 가마꾼들이 잠깐 쉬는 동안에 그만 죽고 말았다고 한다. 또 다른 일설에는 그가 분함을 참지 못하고 죽자 대지(大地)가 갈라지는 변고가 일어나더니 그만 무간지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데바닷타에 대해서 초기불교에서는 여러 가지 각색을 더 하여 언제나 부처님께 저항하는 악인으로 등장을 하지만 현재 학자들은 이러한 경전의 묘사적인 내용을 분석하여 오히려 그를 실력 있는 비구로서 불교 내에 또 다른 이끌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법화경(法華經) 제바달다품에서는 데바닷타는 선지식으로서 결국 부처님께 수기를 받게 되는 것으로 그 내용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동진(東晉) 시대에 법현(法顯)스님이 저술한 고승법현전(高僧法顯傳)이나 당나라 시대에 현장(玄奘)스님이 저술한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등에서도 데바닷타의 설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기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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