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신문 특별기획“제주 절오백”- 수행정진 도량, 법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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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신문 특별기획“제주 절오백”- 수행정진 도량, 법성사
  • 안종국 기자
  • 승인 2021.02.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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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기도법‘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아비라 기도 정진도량
법성사 대웅전. 제주도현무암 돌기둥에 새겨진 주련이 이채롭다.
법성사 대웅전. 제주도현무암 돌기둥에 새겨진 주련이 이채롭다.

 

아비라 기도로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다는 입소문의 근원지인 서귀포 법성사(法性寺)를 찾았다. 한적한 산록도로를 끼고 가다가 서귀포시 돈내코로 70번길 64, 상효동 1479번지에 들어서면 환하게 트인 서귀포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법성사는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본받아 아비라 기도, 능엄주 기도, 삼천배 기도로 수행정진하는 도량이다. 그래서인지 법성사는 연중 기도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참배객들이 줄을 잇는다. 특히 이곳에서의 수행정진으로 가피를 입었다는 입소문이 많아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기자가 찾은 음력 정초에는 성철(性徹·1912~1993) 스님이 열반에 든 해인사 산내암자 백련암의 신도들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불자들이 삼천배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법성사 일주문
법성사 일주문

 

법성사(法性寺)는 대법만(大法滿) 김옥춘(金玉春, 1930~2015) 보살이 세운 사찰이다. 대법만 보살은 안양에 우담사를 창건했고, 1989년 12월 법성사를 창건했다. 보살은 표선면 토산리가 고향으로 성철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았다.  
법성사 주지 천경스님은 불필(不必)스님의 상좌로서, 이 아름다운 수행정진도량을 이끌고 있다. 
법성사는 석존을 모신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측에 지장전이 자리하고 있으며, 아래에 관세음보살 석조입상과 요사채와 기도동참자들이 머무는 숙박동이 제법 큰 규모로 자리하고 있다. 사찰 건축에서 특이한 점은 대웅전의 주련이 제주도 현무암으로 조성한 기둥에 법성게가 새겨져 있어, 독특한 서각미(書刻美)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대웅전 뒤켠으로 일본풍의 전각이 있는데, 개인불(個人佛)을 모시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는 점이었다. 전체적으로 정갈하고 기품이 있으면서, 육지의 사찰양식과 제주도의 석재, 일본풍의 건물까지 잘 배합된 인상을 준다.     

해수관음보살이 남쪽 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해수관음보살이 남쪽 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아비라 기도는 1960년대부터 성철 스님이 신도들에게 지도해 온 기도법으로, 108배로 시작해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진언을 외운다. 1년에 네 번, 3박 4일간 강행하는데, 기도의 전 과정을 신도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성철 스님은 생전에 “스님들에게 부탁하는 기도는 ‘삯꾼 기도’다. 신도 스스로 기도하라”며 ‘아비라 기도’를 당부했다. 1960년대 초 대구 파계사 성전암 시절부터 이 기도를 권했고, 1967년 해인총림 방장으로 취임하면서 백련암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년에 네 번 동안거와 하안거 시작과 마지막에 맞춰 3박4일간 진행하며, 백련암과 법성사의 아비라기도에는 매번 수백여명의 노(老)보살부터 엄마 따라온 어린이까지 국내는 물론 일본과 여러 나라에서도 동참한다.
아비라 기도는 108배(12분)로 시작해 장궤합장한 채로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를 외면서 30분, 이어서 산스크리트어로 대불정능엄신주(大佛頂楞嚴神呪)를 독송하는 것이 1품(品)이다. 한 품에 1시간씩, 3박4일 동안 모두 24품을 마치게 된다. 새벽 2시 반 기상해 새벽·오전·저녁 세 차례 예불과 식사 시간을 빼곤 계속 기도와 휴식을 반복한다.

대웅전 내부
대웅전 내부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은 장궤합장이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30분간 진언을 염송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비라 기도는 산스크리트어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라는 진언에서 이름을 따온 기도 방식으로, ‘우주 삼라만상 모든 일이 뜻대로 되게 하소서’라는 뜻이다. 절과 장궤합장, 능엄주 독송, 회향게 등 불교 기도의 다양한 요소가 골고루 포함됐다.
아비라제는 아촉불로서 분노를 가라앉히고 마음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처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Aksobhya-Tathāgata이며, 아촉불은 이를 음역한 것이다. 
‘아·비·라·홈·캄’ 이 다섯 글자는 비로자나 부처님의 몸을 뜻하는 글자로, ‘아’는 대원경지(大圓鏡智), ‘비’는 묘관찰지(妙觀察智), ‘라’는 평등성지(平等性智), ‘훔’은 성소작지(成所作智), ‘캄’은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를 나타낸다. ‘스바하’ 는 회향의 의미를 담은 산스크리트 진언의 마지막에 두는 글자이다.

개인불을 모신 선열당(禪悅堂)
개인불을 모신 선열당(禪悅堂)

 

법성사에서의 기도로 큰 가피를 입었다는 김태은(35, 중국 상해평화병원 의사) 불자는, “10년 전부터 아비라 기도를 해오고 있는데, 그 힘이 엄청납니다. 삶의 위기에서 아비라 기도는 특히 큰 힘을 발휘합니다. 모든 업의 녹이 벗겨지면서, 위선의 가면이 사라지고 오로지 내 본질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죠.”라며 수행의 성취에 대해 설명한다. 또 다른 불자는 “무릎을 세우는 호궤 자세는 인도에서 부처님께 공양 올릴 때 취하는 자세로서, 이 자세는 사람의 업에 따라 천차만별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은 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온갖 나쁜 물질을 배설하기도 하며, 칼로 베는 듯이 아프기도 해서, 업이 한꺼번에 빠져 나가는데, 그런 반면 업이 가벼워진 사람은 그 자세를 취하는게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습니다.”고 효험을 말하기도 한다. 

법성사 지장전
법성사 지장전

 

우리나라 현대불교계의 큰 스승인 성철스님의 가르침과 수행법을 제주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실천하고 있는 법성사에는 천경 주지 스님 외에 두 분의 비구니 스님이 지도법사로 있고, 아비라 기도의 의미가 알려지면서 제주도의 불자들도 신행활동에 많이 참가하고 있다. (연락처: 064-732-9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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