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제주불교4.3추모.위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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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제주불교4.3추모.위령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3.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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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네 번째 제주불교4.3희생자에 대한 추모.위령재가 한라산 관음사에서 봉행됐다. 
4.3시기 불교계의 희생은 스님 16분의 입적과 37군데 사찰피해가 거론된다. 그러나 이는 부분적인 상황일 뿐, 파악되지 않은 신도들과 사찰 주변의 피해를 합치면 적지 않은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4.3특별법 전부개정으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의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불교계도 보다 세밀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불교피해지역에 대한 성역화사업들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제주불교계의 원력을 보탬으로 인해 제주4.3특별법 전부개정의 성과 이뤄낸 점을 크게 치하하고, 중생의 아픔을 짊어지고 희생당하신 16분의 스님이 이제라도 평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주4.3의 진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불교계의 피해에 대해서는 더더욱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불교계는 지난 해의 4.3순회전시회를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문화적, 학술적 행사를 전국적으로 조직해 더욱 폭넓게 불교계 4.3에 대한 인식 확산과 명예회복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현장의 보존과 기념물 조형사업 등으로 눈으로 보고 인지하게끔 가시적인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제주불교신문이 4.3피해사찰 37곳에 세운 입간판이 피해사찰 현장 홍보의 전부였다. 
아울러 불교계의 피해가 단지 종교적인 국소적 차원의 인식을 넘어, 보편적 휴머니즘의 실천적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당시 사찰은 무차별적 테러 속에서 주민들의 안식처였고 피난처였다. 그래서 사찰과 스님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찰을 지키고 주민들을 도와주었다. 자비와 생명에 대한 숭고한 중생구제의 실천은 인류보편 가치인 생명존중과 약한 이들의 편에서 살신성인을 한 자기희생의 전형이었다. 
그래서 제주불교4.3추모위령재가 불교계 안에서의 관점이 아니라 보편적 휴머니즘과 적극적인 평화사상의 확대로 사업의 방향을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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