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칼럼 - 깨달음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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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 칼럼 - 깨달음이 어렵다
  • 여래심 정인숙 객원기자
  • 승인 2021.06.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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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심 정인숙 포교사, 객원기자
여래심 정인숙 포교사, 객원기자

2년 전이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팔월, 대학원동문 도반 십 여명과 함께 일박이일 성지순례에 나섰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 대한불교조계종 제 8교구본사 직지사 말사로, 경상북도 문경시 희양산 남쪽 봉암사 사찰이었다. 대가람 선원사찰이라 재가불자는 출입이 제한된 곳이었다. 인적이 드물어 넓은 사찰은 고요하기까지 했다. 마침 그곳에는 제주도가 고향이신 적명스님이 수좌로 계셨다. 먼 길에 고향 불자들이 왔다고 환하게 반겨주시던 인자한 모습과 보림당에서 적명스님의 선지식 법문은 지금까지도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 것 같다.
 친견을 하는 그 자체가 왠지 모를 편안함과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나는 먼저 선지식께 봉암사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우리 불자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괴로움과 탐진치(貪瞋痴)삼독에서 벗어나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질문했다. 
수좌스님은 흔쾌히 5가지 법문을 말씀해 주셨는데 즉 “해탈(解脫), 득력(得力), 부동심(不動心)어떤 시련도 두려워하거나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인연설(因緣說) 인연의 깊이를 느낀다. 주위를 불편하게 할 때 죽기로 한다.”고 알기 쉽게 설법하셨다. 선지식 스님의 법문은 지금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불현듯 상대와 부딪칠 때 나를 다스리는 지침이 되고 있다. 하지만 평상시 되새기며 깨닫는 수행을 해보지만 생각처럼 말과 같이 쉽지 않다. 다시금 되 뇌어본다. 첫째, 해탈이다. 늘 세속에서 걱정과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생활의 연속이다. 마음속으로는 번뇌 망상을 없애겠다고 쉽게 말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끊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번뇌 망상과 해탈을 위해 이제는 조금은 놓아버리는 수행을 한다. 그것은 곧 “걱정은 해서 될 일이면 걱정을 안 해도 되고, 걱정을 해도 안 될 일은, 걱정을 해도 안 된 다고 말하기”도 하며 번뇌 망상을 내려놓는 해탈, 해탈 한다. 두 번째, 득력이다. 깊이 알아차려 확고한 힘을 기르고 얻는 것이다, 조금알고 있다고 다 아는 것처럼 멈출 것이 아니라 하나라도 바르게 알고 이해하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다.
셋째, 어떤 시련도 두려워하거나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힘든 시련이 다가오면 두렵고 괴로움에 봉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때마다 좌절하고 두려워하고 괴로워한다면 하루도 살아가는 의미가 없다. 시련이 오면 오는 대로 극복하고 헤쳐 나가야 된다고 다짐한다. 
넷째, 인연의 깊이를 느낀다. 인연은 소중하다고 생각하여 깊이 있게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또한 가는 인연 억지로 잡을 필요도 없고, 오는 인연을 막을 필요도 없다. 더불어 세상은 내 마음처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인식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선먼저 너와 나 각자가 업식(業識)이 다르다는 인연법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고 내 생각이 옳아도 다른 사람이 옳지 않다고 하면 그것은 서로 다른 견해로 다만 내 의견을 말하면 그 뿐이다.  
다섯 번째, 주위를 불편하게 할 때 죽기로 한다. 생과 사는 마음과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오는 대로 받아들이고, 두려움에 떨지도 말고 물 흐르듯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법은 깨닫기도 어렵지만 불제자로서 정법수행에 정진을 하여야 한다. 적명스님의 생전에 가르침이 다시금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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