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를 방해하는 마왕파순(魔王波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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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를 방해하는 마왕파순(魔王波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6.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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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원갑사 벽화
무안 원갑사 벽화

 

보리수 아래에서 깊은 선정에 들었던 싯다르타 태자는 마지막으로 마왕의 방해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나 태자는 마왕의 온갖 방해를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는 장면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이다.
마왕 파순(波旬.Pâpîyâs)은 싯다르타 태자의 깨달음을 방해하기 위하여 군대를 보내 위협하거나 자신의 아리따운 딸들을 보내 유혹을 하기도 하였으나 태자는 이러한 수작에 대해서 미동도 하지 않자 직접 태자를 찾아가 깨달음을 뒤로 미루라고 통사정을 하게 된다. 그래도 통하지 않자. 그러면 싯다르타 당신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였는데 성불을 증명해 보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하였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오른손으로 땅을 가리키자 땅의 신들과 과거 일곱 부처님이 나타나 이를 증명하신다. 이때 부처님께서 성도를 할 때 취하신 손 모양은 선정인(禪定印)이라고 하며 마왕을 항복 받을 때 취하신 손 모 양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다. 이로써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인 형태는 바로 이 내용을 나타낸 것이다.
불소행찬(佛所行讚) 제13 파마품(破魔品)에 보면 파순의 첫째 딸의 이름은 욕염(欲染)이며, 둘째 딸의 이름은 능열인(能悅人)이며, 셋째 딸의 이름은 가애락(可愛樂)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마왕파순(魔王波旬)은 욕계 제6천인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임금이며 파순을 파비야(波卑夜) 또는 천마파순(天魔波旬)이라고도 표현하며 항상 권속과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정법을 방해하고 불도를 이룸에 있어서 방해를 하는 마왕이다.
경전에 따라서 파순의 딸 이름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출태경(出胎經)에서는 악마에게는 네 딸이 있는데, 첫째는 욕비(慾妃), 둘째는 열피(悅彼)라 하며, 셋째는 쾌관(快觀)이라 하고, 넷째는 견종(見從)이다. 그들은 보살에게 나아가 비단결 같은 말로 아양을 떨며 서른두 가지의 어여쁜 자태와 달콤한 말로 애교를 부리며 실눈을 뜨고 보살을 유혹하였다. 

중국 돈황 막고굴 제275굴 시비왕본생도, 북량시대 작
중국 돈황 막고굴 제275굴 시비왕본생도, 북량시대 작

 

魔有四女。一名欲妃。二名悅彼。三名快觀。四名見從。往詣菩薩。綺語作媚三十二種姿幷脣舌營嬪細視

능엄경(楞嚴經)에서는 네가 삼매를 수행한 것은 본래 망상에서 벗어나려고 함인데 음란한 마음을 제거하지 못하면 번뇌 망상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음이라. 설령 지혜가 많고 선정이 현전하더라도 음심(婬心)을 없애지 못하면 반드시 마도(魔道)에 떨어져 상품은 마왕(魔王)이 되고, 중품은 악마의 백성(魔民)이 되며, 하품은 마녀(魔女)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 

汝修三昧。本出塵勞。婬心不除。塵不可出。縱有多智。禪定現前。如不斷婬。必落魔道。上品魔王。中品魔民。下品魔女。

마왕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처럼 참다운 불자가 되려면 항상 수행이 뒤따라야 한다. 말로만 수행하는 껍데기 불자는 상승의 인연을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마(魔)는 범어의 마라(Māra, 魔羅)를 줄인 말이며 마(魔)는 성도를 방해하는 것으로 집약되듯이 모든 착한 공덕의 증장과 성장을 방해하는 무리들을 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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