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방 선생의 간다라 불교미술 - 영기화생론의 세계 ⑨
상태바
강우방 선생의 간다라 불교미술 - 영기화생론의 세계 ⑨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6.08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미술사학의 대가 강우방 선생의“불교미술 - 영기화생론의 세계”를 새롭게 연재합니다. 강우방 선생은, 인류가 진리의 이르는 길을 위한 사유체계가‘문자언어’에 의한 것과‘조형언어’에 의한 것으로 이어져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궁극의 진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인류는 수 만 년을 조형언어를 통해 인류의 상징체계를 확립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평생의 미술사학 연구를 통해 홀연히 깨달은 영기화생론의 체득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진리에 이르는 핵심 진리로서의‘조형언어’의 세계를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강우방 세계조형사상연구원장1941년 만주 안동(단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 고고인류학과를 수학하고 교토와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동양미술사 연수 및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장 및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교직에서 물러난 후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설립해 세계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가고 있으며,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조형언어를 통한 진리의 경지에 이른 후 그 연구 성과를 후학들에게 전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 ‘민화’, ‘한국미술의 탄생’, ‘수월관음의 탄생’, ‘원융과 조화-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1’, ‘법공과 장엄-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2’, ‘한국불교조각의 흐름’, ‘감로탱(공저)’, ‘미의 순례(에세이집)’, ‘미술과 역사 사이에서’, ‘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등이 있다.
강우방 세계조형사상연구원장1941년 만주 안동(단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 고고인류학과를 수학하고 교토와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동양미술사 연수 및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장 및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교직에서 물러난 후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설립해 세계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가고 있으며,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조형언어를 통한 진리의 경지에 이른 후 그 연구 성과를 후학들에게 전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 ‘민화’, ‘한국미술의 탄생’, ‘수월관음의 탄생’, ‘원융과 조화-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1’, ‘법공과 장엄-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2’, ‘한국불교조각의 흐름’, ‘감로탱(공저)’, ‘미의 순례(에세이집)’, ‘미술과 역사 사이에서’, ‘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등이 있다.

인도의 불상, 특히 간다라 불상은 그리스 식민지에서 이루어진 조형이며 모두가 헬레니즘이라는 시대적 미술 사조만을 의식하고 있으므로, 언뜻 보면 복식이나 곱슬머리와 얼굴의 이목구비가 서양, 즉 그리스와 로마의 영향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더욱이 지금의 서양인들이 보기에 그리스 문화에 푹 빠져왔으므로 그런 방향으로 인식하기 더 쉽다. 그러나 그것은 가장 큰 오류다. 얼굴의 뚜렷한 이목구비는 인도인의 얼굴을 반영할 수도 있다. 그러면 원래 없어야 할 머리칼은 무엇인가? 그것은 헤어스타일이 아니라, 부처와 보살의 머리에서 발산하는 강력한 기운을 머리칼처럼 율동적이고 강력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상을 만들 때마다 모든 여래와 보살의 머리칼 표현이 다른 까닭이다. 그 모든 다른 머리칼 모양의 기운을 조형화한 것을 포괄적으로 ‘영기문(靈氣文)’이라 부른다.
 우선 작품 1의 머리칼을 백묘(白描)로 그려서 채색 분석하여 보기로 한다.(도 1-2) 미술사학자는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고학자나 미술사학자는 대상이 작품이므로 스케치는 할 수 있어야 한다. 선으로 그려 보면 조각이지만 매우 유려한 곡선을 짓고 있다. 머리칼을 끈으로 묶어서 위에 머리칼 뭉치가 상투처럼 생긴 것으로 일반적으로 보고 있어서 상투[髻]란 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상투가 아니다. 머리칼의 묶음이 아니다. 영기문의 묶음이다.
머리칼은 영기문이므로 영기문이 발산하는 근원을 찾아보기 위하여 머리칼 모양의 영기문을 제거해야 한다. 필자는 ‘틀린 용어 바로 잡기’ 연재와 논문 곳곳에서 이미 우리나라 불화의 여래 머리가 보주이고 그 큰 보주에서 보주가 나오느라 붕긋한 부분을 찾아내고 다시 그 정수리 보주에서 작은 보주가 솟아나와 솟구치는 광경을 확인해 보인 바가 있다. 
그러면 페샤와르 박물관 소장 석가여래 입상을 분석해 보기로 한다. 선의 율동적인 영기문을 채색해 보면 중심 부분은 따로 녹색으로만 칠해 보았다.(그림 1-3) 중심의 양쪽으로 대칭인 까닭이다. 머리칼은 끈으로 묶었으므로 누구나 머리 묶음으로 이해하지만, 여래의 머리 위로 보주가 솟구친다는 것을 모르므로 모두 머리칼 묶음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 위로도 아래에서 연결되도록 물결치듯 정교하게 조각했다. 그 물결치는 머리칼의 유려한 흐름을 뚜렷이 보여 주기 위해 엇갈리며 색을 달리 하였다. 과연 머리칼이 물결치듯 하게 하여 마치 머리에서 물이 솟아 흐르는 듯하다.(도 1-4, 1-5)

 

그러면 머리칼을 제거해 보자. 그러면 그림과 같이 머리와 보주를 그려 넣을 수 있다.(도 1-6, 1-7) 보주란 보석이 아니다. 보주 안에는 영수(靈水)가 가득 차서 보주가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될 수 있고, 보이지 않는 역동적인 영기문이 가득 차서 역시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된다. 

 

그러므로 보주에서 가시적인 온갖 형태의 영기문이 모두 생겨나 만물을 생성, 형이상학적인 용어로 <화생(化生)>시킨다. 즉 <영기화생(靈氣化生)>시킨다. 원래 여래의 얼굴이 보주가 되는데, 마투라 불상에선 확실히 둥근 보주로 표현하며 민머리이다. 후에 상세히 서술한다. 

 

선만 남기고 눈, 코, 잎, 머리칼을 모두 지운다.(도 1-9) 그러면 타원체 보주에서 납작한 보주가 나오는 형상이 된다. 말하자면 불상의 실상이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보아왔던 조선 시대의 ‘종형(鐘形) 부도’가 떠오른다. 바로 이 모양이 조선 시대 선사들의 부도가 되는 것이다.

 

(도 1-10) 종형 부도라 하지만, 범종을 새로이 밝히면 범종이 여래의 모습이라는 것을 증명할 때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갑자기 웬 조선 시대인가 할 것이다. 인류의 수십 만년의 전통이 조선 시대 조형 예술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을 보았을 때의 환희는 잊을 수 없다.                        

(다음 호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