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등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나인순 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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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등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나인순 불자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1.06.15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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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술 후 부처님마음으로 살게 돼, 거리에서 학교에서 보시공덕
밤새워 연꽃등 만들고 나누면서 온 세상이 극락임을 깨닫게 돼
제주등축제준비위원회 모임에 온 나인순 불자
제주등축제준비위원회 모임에 온 나인순 불자

 

올해 처음으로 제주등축제를 준비하는 일에 참여하게 된 나인순 불자를 만났다. 
“암수술 받고 한 달 쯤 있다가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항암치료 받았는데 다시 6월에 폐암 수술을 받았다”는 나인순 보살은 “이제 다 괜찮아져서 이렇게 자원봉사에 나설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라며 활짝 웃음 지었다. 
암투병 하던 지난 얘기가 궁금해 물었는데 나 보살님은 눈에 눈물이 촉촉이 고이면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가슴에서 자꾸 진물이 나와 병원에 가보니 큰 병원 가보라고 하더군요. 결국 암이란 말을 들었을 땐 그 순간 ‘나한테는 안 오는데, 왜 나한테 오지.’ 하고 말을 하게 되더라구요.”
나 보살님은 암 수술 받기 전까지는 정말 바쁘게 살았다고 한다. 낮에는 일을 다니고 저녁에는 공부를 했다. 서귀포불교대학을 나오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포교사 시험을 봐서 포교사가 돼서 불교대학원까지 다녔다. 나 보살님은 건강체크에도 신경을 써서 2018년에 건강검진까지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해서 안심했다. 그런데도 가슴에서 이물질이 흘러나오자 그냥 반창고 붙이고 다녔는데, 팔관대재를 다녀오고 해인사 템플스테이를 가고 했는데 결국 암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나 보살님은 그 암수술 과정을 즐겁게 견딜 수 있었다. 
“나한테 온 게 다행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 가고 형제간들에게 안가고 도반들에게 안 가고,  나에게 온 게 다행이다.”
나 보살님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당당하고 즐겁게 병원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병원 원장과 간호사가 이런 환자는 처음이라고 했다. 
“난 내 하나의 지구에서 한 마을이 떨어져 나가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럼으로 해서 다른 마을을 살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늘 행복했어요. 암수술이 끝나자 이제는 내 하나의 지구인 이 몸의 대통령이 돼서 다른 마을을 위해 잘 살펴야겠다, 그리고 몸조리도 잘 해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드니 온 세상이 극락이고 천국이고 결코 지옥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보살님은 수술 전과 수술 후의 마음은 완전히 달라졌다 “수술 전에는 그냥 저냥 살았다면 수술 후엔 부처님 마음으로 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 보살님은 수술하고 퇴원 후에는 밤에 자유롭게 몸을 누울 수 없어 깨어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그 시간에 연잎을 비비기 시작했다. 잠 안 오는 밤에 그렇게 만들어진 연등은 제등행렬 때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주는 나도 마음이 좋았지만 받는 사람들도 정말 좋아했어요.”
서귀포불교대학원 홍보처장으로 봉사하면서는 불교대학·대학원 졸업식에서도 연꽃등을 선물했다. 부처님오신날에는 사찰에도 선물했다. 
그렇게 연꽃등으로 보시공덕을 짓던 나 보살님이 제주전통등축제와 인연이 되어 다시 연꽃처럼 활짝 웃었다. 등축제준비위원회에서 첫 모임에 나온 나 보살님은 “연꽃등 만드는 봉사를 하다보니 이렇게 인연이 되어 등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힘닿는데까지 부처님 일이기에 마음을 모아 동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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