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 [사띠 행자, 유현의 聞·思·修] 몸과 마음의 상호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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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 [사띠 행자, 유현의 聞·思·修] 몸과 마음의 상호 관계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6.2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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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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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2. 아비담마와 위빠사나의 관계
3. 위빠사나를 성취하기 위한 두 가지 길
4. 통찰지의 토양
5. 세 가지 관찰
6. 열 가지 위빠사나 지혜
7. 종성(種姓)의 마음
8. 도(道)의 마음
9. 반조의 지혜
10. 세 가지 해탈의 관문

위빠사나 수행이 순풍을 타고 항해하기 위해서는 생사문제로 요약할 수 있는 괴로움[苦, dukkha]의 성스러운 진리를 이해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즐거운 것과 갈라짐, 싫은 것과 함께 함,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으나, 이런 부류의 괴로움은 개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시시각각으로 변화는 상황에 따라 겪는 심리적, 정신적인 것들입니다.
사실 따져보면 이 몸과 마음[五蘊]이 가장 무거운 고통의 덩어리입니다. 부처님은 「초전법륜 경」(S56:11)에서 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들[五取蘊] 자체가 괴로움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구성 요소로 크게 몸과 마음, 또는 정신과 물질 두 가지를 말합니다. 불교적 표현으로 오온을 뜻합니다. 이 오온 속에 생로병사의 괴로움이 있고[苦聖諦], 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진리[滅聖諦]가 있으니 다른 곳에서 도를 구하지 말라고 세존께서 로히땃사 천신에게 당부하셨습니다. 
「로히땃사 경」(A4:45)에는 “인식[想]과 마음[識]을 더불어 이 한 길 몸뚱이[色] 안에서 세상(오취온)과 세상의 일어남과 세상의 소멸과 세상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 닦음이 있다.”라고 기록돼 전승되고 있습니다.
‘오온이 나이고, 나의 자아이고, 나의 것이다’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것이 오취온[五取蘊]입니다. 나를 구성하는 오온이 조건 지어진 연이생緣已生임에도 그것이 ‘나의 것’이고, ‘나의 자아’라고 여겨 집착을 내려놓지 못해서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어떻게 조건 지어져 일어나는지를 알고 보는 지혜를 법의 눈[法眼]이라고 합니다. 육체의 눈[肉眼]과 범부의 마음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목에 핏대를 올리며 남을 비난하고 욕설을 하는 것은 성냄 또는 분노라 말합니다. 성내는 마음은 불의 요소가 우세한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생성합니다. 우리가 화를 낼 때 얼굴이 화끈거리고 혈관이 확장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인체에 해로운 아드레날닌 또는 코티졸과 같은 화학물질이 분비되고, 명상과 기도를 통해 마음이 극히 평화롭고 안정되어 있거나, 자비로운 마음상태에 있을 때에는 세포에 활력을 주는 엔돌핀 또는 멜라토닌 등과 같은 화학물질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이미 의학적으로 검증된 바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2,600여 년 전에 명상적 방법을 통해 몸과 마음의 상호 연기적 관계를 통찰하였습니다. 비록 현대 과학의 지식과 용어를 빌어서 표현하지 않았지만 「사문과 경」(D2)에서 “나의 이 몸은 물질로 된 것이고, 네 가지 근본물질[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 = 四大]로 이루어진 것이며, 부모에서 생겨났고, 밥과 죽으로 성장했으며, 무상하고 파괴되고 분쇄되고 해체되고 분해되기 마련인 것이다. 그런데 나의 이 알음알이[識, 心]는 여기에 의지하고 여기에 묶여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의 시작은 마음이 현재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려고 의도를 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육체적인 눈으로는 결코 중생들이 죽고 다시 태어남을 알 수 없습니다. 
수행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마음의 닻에 몸을 단단히 붙잡아 매고 관념적인 몸을 근본물질과 파생물질로 각 해체하고, 각 물질들이 일어나는 네 가지 원인, 즉 업과 마음과 온도와 음식의 관계를 통찰하는 것이 곧 수행입니다.
범부 중생으로 살아오는 동안 마음은 천지사방으로 돌아다니는 일만 해왔기 때문에 몸에 마음을 고정시킨다는 것은 부단한 수행 정진이 있어야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좌선을 조금이라도 해보신 새내기 수행자들은 자기가 지금 숨을 쉬고 있는데도 숨 쉬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 자신만이 아니라 일체 유정들이 숨을 쉰다는 것을 아는 것은 지식수준입니다. 이것은 실제 숨을 쉬는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숨을 쉰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내가 숨을 쉬고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숨 쉬는 것을 알아차린다고 착각한 것이고, 실제 숨을 쉬는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은 마음이 호흡을 알아차리려는 의도를 내서 호흡을 ‘있는 그대로’ 지켜 보는 것으로 호흡의 변화 과정, 즉 긴 호흡과 짧은 호흡, 거친 호흡과 조용한 호흡 등을 찰나적으로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마음이 몸을 대상으로 몸[호흡]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지켜보는 일을 위빠사나 수행이라고 말합니다. 위빠사나로써 주시하고 통찰할 수 있는 물질 중에서 고유의 성질을 가진 물질은 18가지입니다. 
근본물질 4가지, 눈·귀·코·혀·몸의 감성물질 5가지, 형상·소리·냄새·맛 4가지 대상의 물질, 여성과 남성의 성姓 물질 2가지, 심장의 물질 1가지, 생명기능의 물질 1가지, 영양소의 물질 1가지 등입니다.   
지·수·화·풍의 4대 요소(mahābhuta)과 4대요소로부터 파생된 색깔, 냄새, 맛, 영양소 등의 4파생물질(upādā rūpa)을 포함한 여덟 가지 물질의 무리를 루빠 깔라빠(rūpa kalāpa, 물질미립자)라고 부릅니다.  
마치 화학에서 물질은 원자 상태로는 존재할 수 없고 분자 상태로만 존재한다고 설명하듯이「상좌부 아비담마」에서도 물질은 고유성질을 가진 물질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무리 지어 존재하는데 이러한 물질의 무리를 ‘깔라빠’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깔라빠를 수관할 수 있는 경지를 심청정[心淸淨, Citta Visuddhi]이라고 하고, 또는 본삼매에 도달했다고 말합니다. 깔라파 명상의 목적은 물질이 정신과의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를 분석함에 있습니다.
정신은 물질에 의지하여 일어납니다. 즉 마음[六識]은 각각의 물질 토대에 의존해서 일어납니다. 안식眼識은 눈의 문(=토대)이라는 물질에 의지해서 일어난다. 청각의식, 후각의식, 미각의식, 촉각의식도 이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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