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현우경 범천이 법문을 권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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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 - 현우경 범천이 법문을 권청하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7.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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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 김해 정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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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의림사 벽화
마산 의림사 벽화

 

현우경 범천청법육사품(賢愚經 梵天請法六事品)에 보면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국 선승도량에서 비로소 깨달음을 얻어 성불하신 후에 생각하셨다. 중생들은 미혹의 그물에 얽히고 삿된 소견에 빠져서 교화하기가 어렵구나. 내가 이제 이 세상에 오래 살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다. 차라리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는 것만 못하리라. 그때 범천(梵天, Brahma)이 부처님의 의중을 알고 곧 하늘에서 내려와 부처님 전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을 향해 예배하고 끊어 앉아 합장하고 청하였다. 부처님이시여 법륜을 굴리시고 열반에 들지 마시옵소서! 

세존께서 답하시기를 범천이여 중생들은 미혹의 번뇌에 덮이어 세상의 쾌락을 즐기려고 하기 때문에 지혜로운 마음이 없다. 비록 내가 세상에 살더라도 그 공만 헛될 것이다. 내 생각 같아서는 열반만이 즐거울 것 같다.

범천이 다시 땅에 엎드려 사뢰기를 세존이시여 지금 법의 바다는 이미 가득 찼고 법의 깃대는 이미 섰나이다. 중생을 인도하여 건지실 때는 바로 이때이옵니다. 또 중생들에게 제도할만한 이도 적지 않사온데 어찌 세존께서는 열반에 드시어 저 중생들로 하여금 영원히 그 보호를 잃게 하시려 하옵니까?

세존께서는 과거 무수한 겁 전에 항상 중생을 위하여 법약(法藥)을 관리서 모으실 적에 한 구절의 게송을 얻으시려고 그 몸과 처자로써 구하셨나이다. 그러하시거늘 어찌하여 그것을 생각하지 않으시고 버리려고 하시나이까? 

이어서 나오는 범천청법육사품 마무리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이어진다.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를 이루시자 범천의 청을 받아들이시고 곧 바라나국의 녹야원(鹿野苑)으로 가시어 법륜을 굴리시니 그로 말미암아 삼보가 이 세상에 처음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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