狂如 안재철 교수의 육조법보단경 읽기 [25] - 살아있는 용과 흰 코끼리가 내려온 脈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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狂如 안재철 교수의 육조법보단경 읽기 [25] - 살아있는 용과 흰 코끼리가 내려온 脈이므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7.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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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이 曰호ᄃᆡ 知和尙法力이 廣大ᄒᆞ과ᅌᅵ다 但吾高祖墳墓╷ 並在此地ᄒᆞ니 他日에 造塔ᄒᆞ실제 幸望存留ᄒᆞ쇼셔 餘ᄂᆞᆫ 願盡捨ᄒᆞ야 永爲寶坊호리ᅌᅵ다 然이나 此地╷ 乃生龍白象來脈이라 只可平天이언뎌ᇰ 不可平地니ᅌᅵ다 寺를 後에 營建호ᄃᆡ 一依其言ᄒᆞ니라 

【諺解】仙이 닐오ᄃᆡ 和尙 法力이 넙고 크샤ᄆᆞᆯ 아ᅀᆞᆸ과ᅌᅵ다 오직 내 高祖ㅅ 墳墓╷ 다 이 ᄯᅡ해 잇ᄂᆞ니 他日ᅌᅦ 塔 ᄆᆡᇰᄀᆞᄅᆞ실 제 幸혀 ᄇᆞ라ᅀᆞᅌᅩᆫᄃᆞᆫ 머믈워 두쇼셔 나ᄆᆞ닌 願ᄒᆞᆫᄃᆞᆫ 다 ᄇᆞ려 永히 寶坊을 사모리ᅌᅵ다. 【寶坊ᅌᆞᆫ 뎔이라】 그러나 이 ᄯᅡ히 生龍白象來脈이라 오직 하ᄂᆞᆯᄒᆞᆯ 平ᄒᆡ올 ᄲᅮ니언뎡 ᄯᅡ 平ᄒᆡ오ᄆᆞᆫ 올티 아니ᄒᆞ니ᅌᅵ다 寺ᄅᆞᆯ 後에 지ᅀᅩᄃᆡ 젼혀 그 마ᄅᆞᆯ 브터 ᄒᆞ니라 (陳亞仙이 이르되, “和尙의 法力이 넓고 크심을 알겠습니다. 오직 내 高祖의 墳墓가 다 이 땅에 있느니, 다른 날에 塔을 만드실 때 행여 바라는 것은 남겨 두십시오. 남은 것은 원하건대 다 버려서 영원히 寶坊을 삼을 것입니다 【寶坊은 절이다.】.” 그러나 이 땅은 生龍과 白象이 온 脈이어서 오직 하늘을 평평하게 할 뿐이언정 땅을 평평하게 함은 옳지 아니합니다. 후에 절을 짓되 오로지 그 말을 근거로 하였다.

【解說】⑴ 墳墓: 『說文解字』에서는 “墳, 墓也. 从土賁聲.”라고 하여 ‘墳’과 ‘墓’는 모두 ‘무덤’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무덤이라는 뜻으로 상용되는 글자로는 이것들과 ‘冢’, ‘塋’을 들 수가 있다. 물론 『方言』에 따르면 이것들 외에도 ‘培, 堬, 埰, 埌, 壠’ 등을 들 수 있지만, 그것들은 아마도 주로 해당 지역에서 쓰는 방언일 것이므로 설명을 생략하고, 단지 여기에서는 상용되는 ‘墳, 墓, 冢’과 ‘塋’ 등이, 渾言하면 모두 ‘무덤’이지만, 析言하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段玉裁가 『說文解字注』에서 ‘憤’을 설명하면서 “墳, 墓也. 此渾言之也. 析言之則墓爲平處,墳爲高處.(墳은 墓이다. 이것은 합하여 말한 것이고, 나누어 말하면 墓는 平地의 것이고, 墳은 高地의 것이다.)”라고 한 것을 따르면, 평평한 곳에 있는 것이 ‘墓’이고, 높은 곳에 있는 것이 ‘墳’인 것을 알 수 있다. 또 『說文解字』에서 “冢, 高墳也. 从勹豖聲.(冢은 高墳이다. 勹을 따르고 소리는 豖聲이다.)”라고 하였으므로, ‘冢’은 ‘憤’보다 높은 것을 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墳, 墓, 冢’ 등은 그것이 평평한 곳에 있느냐? 높은 곳에 있느냐? 더욱이 그 크기가 큰 것인가? 등과 같이 外形에 의해 구분한 것으로 보이며, 이것들을 통칭하여 ‘墓’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塋’의 경우는  ‘墳, 墓, 冢’ 등을 통칭하는 글자인 ‘墓’와는 확연히 다른 의미의 글자이다.
‘墓  (*/*/ )  ’는 ‘莫        (//)  ’과 ‘土’로 이루어진 글자이며, ‘莫’은 잡풀이 우거진 곳(茻)의 안쪽에 해(日)가 있어서 어두운 것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따라서 이것들을 가지고 ‘墓’의 뜻을 추정한다면, 해(日)가 숲속(茻)에 들어 어두운 것(莫)과 같이, 흙(土)으로 덮여 어두운 무덤이라고 생각된다. 
‘塋   (*/*/)   ’은 빛나는 등불을 나타내는 ‘熒    (*//)    ’과 ‘土’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무덤 속은 어둡기 때문에 그것을 나타내는 글자로 ‘墓’를 쓰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나, 어두운 무덤을 오히려 밝게 비추는 등불(熒)을 써서 나타낸다는 말인가? 이는 아마도 저녁이면 보이는 도깨비불을 보면서 그것을 나타낸 글자라고 생각된다. 
즉 ‘墓’라는 것은 무덤 속에 갇혀있는 몸에 해당하는 시체(魄)를 그린 것이며, ‘塋’은 ‘무덤으로부터 밤이면 빠져나가는 죽은 이의 정신(魂)을 그린 글자라고 생각된다.
⑵ ‘幸望’은 ① ‘상대에 대한 바람이나 희망을 정중히 나타내는 말’ ② ‘요행을 바라는 마음, 분수에 맞지 않는 기대’ 등의 뜻으로 쓰이는 複音節詞로 해석한다. 따라서 諺解와 같이 굳이 單音節詞로 나누어 “幸혀 ᄇᆞ라ᅀᆞ온ᄃᆞᆫ(행여 바라는 것은)”이라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⑶ ‘象   (//)    ’은 코끼리의 모양을 그린 것으로 本義가 이곳에서와 같이 ‘코끼리’이다. 그런데 ‘現象(現像)’에서와 같이 ‘모습’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어떤 경우에는 ‘象’ 뿐만 아니라 ‘像’, 그리고 佛典에서는 주로 ‘相’ 등을 쓰고 있다. 더군다나 『禪要』와 같은 책에서는 ‘萬像參羅’와 ‘萬象森羅’를 각각 한 차례씩 사용되고 있으니, 과연 둘 다 옳은 것인가? 아니면 어느 하나가 옳은데 作者가 잘못 쓴 것일까?
중국에서 코끼리는 想像의 동물이다. 그런데 그 상상의 동물을 그리고자 하면 그 모습을 비슷하게(닮게) 그려야 하기 때문에, ‘象’은 본래 ‘코끼리’라는 의미였던 것이 引伸되어 ‘상상하다’, ‘비슷하다’, 그리고 ‘모습’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象’이라는 글자에는 이러한 뜻들을 모두 갖추게 되었고, ‘象’이 문장에서 어떤 뜻으로 쓰였는지는 그 문장의 전후 문맥을 보고 결정하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문장의 의미가 혼동되었을 것이며, 이로 인하여 그것들의 역할을 나눌 필요가 있게 되었을 것이다.
漢字로 쓰인 佛典은 漢代이후에 출현할 수밖에 없다. 한자는 이미 殷代이전부터 사용되다가 갑골문에 이르러서는 기록에 남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며, 그것이 引伸·假借되어 많은 변화를 거듭하였고, 佛典이 유행한 漢代에 이르면 그 변화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오늘날과 같은 뜻에 가깝게 정리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불전에 쓰인 문장에서의 한자의 뜻은 거의 오늘날의 뜻과 차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자를 잘못 쓰는 경우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直譯의 상대어는 意譯이 옳고, 音譯의 상대어는 義譯이 옳은 것 같이, 表音文字의 상대어는 表義文字가 되어야 옳음에도 불구하고 表意文字로 잘못 쓰는 경우 등이 있다.
아무튼 여기에서는 佛典에서 ‘象·像·相’ 등의 쓰임을 간단히 비교해 보자면, 漢代이전까지의 용법 때문에 혼동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불전에서는 ‘象’은 ‘코끼리’를 나타내고, ‘像’은 마음밖에 존재하는, 그러나 원본이 아닌, ‘佛像’, ‘肖像’과 같은 模寫本을 나타내며, ‘相’은 마음 밖의 것들이 마음속에 투사되어 머릿속에 그려진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마음속에 투사된 것도 개개 사물의 모습을 가리킬 수도 있고, 그 사물들의 공통된 자질의 총합인 개념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마음속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것들이 왜 각각 그러한 뜻으로 쓰이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은 논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한다. 사실 본인은 이것에 관한 논문을 써서 발표한 적은 있다.
  ⑷ 只可平天 不可平地: ‘可’는 助動詞로 허가 또는 가능을 나타내기도 한다. [예문] 可見. (볼 수 있다.) / 可大可小. (커도 되고 작아도 된다.) / 門可羅雀. (문 앞에 그물을 쳐 참새를 잡을 정도다.) / 可望而不可即. (바라볼 수는 있으나 다가갈 수는 없다.) / 你不相信可去問他. (네가 믿지 못하겠다면 그에게 가서 물어봐도 된다.)
⑸ 一依其言: ‘其言’은 ‘그 말’이나 ‘그의 말’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반면 ‘其’와 동일한 의미인 ‘彼’를 써서 ‘彼言’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 말’이라고 해석되어야 하며, 혹 ‘彼’을 써서 ‘그의 말’이라고 표현하고자 한다면 ‘彼之言’이라고 표현하여야 한다.
이것들을 정리하여 해석하면 아래와 같다.

【飜譯】陳亞仙이 이르되,    “和尙의 法力이 넓고 크신 것을 알겠습니다. 단지 내 高祖의 墳墓가 다 이 땅에 있느니, 다른 날에 塔을 만드실 때, [그대로] 남겨두기 바랍니다. 남은 것은 원하건대 다 버리니(드리니) 영원히 寶坊(절)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이 땅은 살아있는 용과 흰 코끼리가 [뻗어] 내려온 脈이므로, 단지 하늘을 평평하게 고를지언정 땅을 평평하게 하지는 말기바랍니다.”라고 하였기에, 절은 후에 지었으되 한결같이 그 말대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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