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1. 이것은 참으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아라한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비구들이여, 어떤 비구든 비구니든 갈망을 버리지 못하고 성냄을 버리지 못하고 어리석음을 버리지 못하며, 이를 일러 파도와 물결과 소용돌이와 상어와 락카사가 있는 바다를 건너지 못했다고 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비구든 비구니든 갈망을 버리고 성냄을 버리면 어리석음을 버리면, 이를 일러 파도와 물결과 소용돌이와 상어와 락카사가 있는 바다를 건넜다고 한다. 참된 바라문은 이것을 건너 저 언덕에 도달하여 땅 위에 서 있다.”
이러한 뜻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2. 여기서 이것을 이렇게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에게서 갈망과 성냄과 무명이 빛바랬기 때문에
그는 상어와 락카사가 있고 파도의 두려움이 있는
건너기 어려운 이 바다를 건넜다.
결박을 넘어섰고 죽음을 버렸고
재생의 근거를 없애고 괴로움을 제거하여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그는 사라져버렸고 잴 수가 없으며
죽음의 왕을 현혹시켜버렸다고 나는 말한다.”
이러한 뜻 또한 세존께서 말씀하셨으니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해설】
이 경에서 말하는 락카사(rakkhasa)는 인도의 베다에부터 나타나는 일종의 나쁜 신이다. 주로 물 근처에서 나타나서 물 안으로 사람을 홀린다고 한다. 힌두 신화에서는 아수라의 한 무리로 간주한다.
이 경에서 바다(samudda)는 윤회의 바다나 눈의 감각장소 등의 바다를 일컫는다. 이 둘은 ‘채우기 어렵다’는 뜻에서, 즉 무한 욕망이라는 뜻에서 바다이다. 오염원의 비가 내리면 중생의 흐름이 오염원으로 넘쳐흐르기 때문에 바다에 비유한다.
이 경에서 물결(vici)은 분노와 절망을, 소용돌이는 다섯 가닥의 감각적 쾌락을, 상어와 락카사는 여인들(mātugāma)를 뜻한다고 주석서는 설명한다.
이 경에서 ‘건넜다’는 것은 도의 통찰지의 배로 윤회의 바다를 건넜다는 뜻이다.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반야용선’과 같은 뜻이다.
이 경에서 ‘저 언덕에 도달하여’라는 것은 윤회의 바다의 저편 언덕, 즉 윤회의 그침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이 경에서 ‘땅 위에 서 있다’라는 것은 거기에서 윤회의 큰 격류와 감각적 쾌락 등의 큰 격류를 넘어서 저 언덕인 열반에 아라한이 서 있다는 말이다.
이 경에서 ‘결박(saňga)은 위방가(Vibhaňga, 법의 분석)에서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갈망의 결박, 성냄의 결박, 어리석음의 결박, 자만의 결박, 사견의 결박 등을 포함한 다섯 가지를 뜻한다.
열반은 수행을 통해서 실현되는데, 그 수행이라 함은 초기불전, 특히 『상윳따 니까야』에서는 팔정도를 근간으로 하는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37보리분법, 조도품)을 말한다.
주석서에 의하면 열반은 출세간도를 체험하는 순간에 체득되는 ‘조건 지워지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이런 조건 지워지지 않는 상태를 체득하는 순간에 번뇌가 멸진하기 때문에 열반은 ‘탐욕의 멸진, 성냄의 멸진, 어리석음의 멸진’이라 불리는 것이고, 단순히 탐·진·치가 없는 상태로 쇠약해지고 무기력해진 것은 열반으로 볼 수 없다.
열반은 빠알리 어로 ‘닙바나’, 산스크리트 어로 ‘니르바나’라고 부른다.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라는 세 겹의 큰 불이 꺼진 상태로서 절대적인 평화ㆍ적정ㆍ완성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열반은 궁극적으로 언어로 표현될 수 없다. 주석서에 의하면 5온·12처·18계가 연속하고 끊임없이 전개되는 것을 윤회라고 정의한다.
아라한과를 얻지 못하는 한 중생들은 육도윤회를 할 수밖에 없다. 중생세계는 상대적 세계, 즉 조건 지워진 세계이다. 세존께서는 상대적 세계가 있기 때문에 절대의 세계, 즉 열반의 경지가 있다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