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끊이지 않는 주취폭력 반드시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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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끊이지 않는 주취폭력 반드시 사라져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8.3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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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언 - 사)제주 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고광언 - 사)제주 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최근 제주지역에서 술에 취해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명 ‘주취폭력’ 사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4월 ‘주취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시민 생활 주변에서 치안 불안을 야기하는 주취폭력 사범에 대해 강력 대응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도내 곳곳에서 주취폭력이 만연하고 있어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 동부경찰서가  발표한 ‘주취폭력치안대책’자료에 의하면  관내에서 검거된 피의자는 2018년 1만1221명, 2019년1만96명, 2020년 1만597명 등 최근 3년간 매년 평균 1만 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피의자가 주취 상태 비율은 2018년 27%(3049명)에서 2020년 19%(2015명)로 다소 감소했지만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방화)와 폭력범죄는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강력범죄의 경우 151명 중 54명(36%)이, 폭력범죄는 2302명 중 725명(31%)이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질렀다.
문제는 주취 폭력 사범의 재범율이 89.9% 수준으로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상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과 재범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주취폭력’이란  술 취한 상태에서 지역주민 또는 가족을 대상으로 폭행,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의 범죄를 저지르거나 술에 취한 상태로  경찰서, 지구대, 파출소 등 관공서에 찾아가서 고함을 치거나 욕설하는 등의 소란을 피우는 행위를 말한다.
거기에 이를 제지하는 경찰관 등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평온한 생활을 방해하는 사회적 위해 범죄를 뜻하는 말로 ‘주폭(酒暴)’이라는 말까지 새로 생겨나거나 ‘주폭과의 전쟁’이 선포되기까지 한 것이다.
술은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 인간과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술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상당히 너그러운 편이었다.
이런 술에 대해서는 ‘백약(百藥) 어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백독(百毒)의 우두머리’라는 완전히 상반된 부정적인 평가도 한다.
식사와 함께 술은 적당히 마신다면 건강에 그 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마시게 되면 자제력과 판단력을 상실하게 되었을 경우 만악(萬惡)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극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술이다.   
지나친 음주는 주취폭력을 비롯하여 가정폭력, 고성방가, 불안감조성 등 무질서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또한, 다문화가정의 갈등도 언어· 문화적 차이에 이어 두 번째로 음주가 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철학자 아나카르시스의 명언에      “마음속 한구석에 어두워지는 사람이라면 평소 음주습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서 보듯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위를 살펴보면 평소에  소위 말하는 ‘법 없이 살 사람’이라고 호칭하는 사람도 술만 마시면 폭력배로 돌변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고성을 지르거나 행인과 시비가 되어 아무렇지 않은 선량한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가 하면 심지어는 관내 지구대나 파출소까지  찾아 가서 한 시가 바쁜 경찰관에게  시비를 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이처럼  음주에 대한 우려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그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건 분명 문제다.
더욱이 술에 취하게 되면 행패를 부리는 사람도 문제지만 우리 사회가 술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관용이 이러한 엄청난 폐단을 낳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도 취중 실수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있는 점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술에 취해 한 행동은 비록 잘못했더라도 관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결국 이런 잘못된 인식이 술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는 술 때문에 실수를 했다는 말이 통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잘못된 술 문화를 바꿔나가야 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가 하루속히 남에게 술을 권하는 음주문화는 개선하고 본인이 마실 수 있는 주량을 넘어서면 절제할 줄 알아야  건전한 음주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싶다.
술은 잘 마시면 약이지만 잘못 마시면 독이 된다는 말은 동서고금의 영원한 진리다.
더 이상 술이 범죄에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술을 마셔서 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지도록 해야 한다.
‘과도한 술’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로 이끄는 지름길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주취폭력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술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 참여가 절실하다.
이제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성숙된 준법의식과 건전한 음주문화를 위해 동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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