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열리는 큰 공양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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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열리는 큰 공양의식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21.08.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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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헌법 제9조에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한다고 명시되고 있다. 그러면 전통문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현대사회에서의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문화 요소 중에서 현재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가을에 열리게 될 제주불교의 큰 행사인 한라산 영산대재와 수륙대재를 미리 들여다보았다. /편집자 주 

 

2020년 영산대재 모습
2020년 영산대재 모습

 

 ◆한라산 영산대재
해마다 10월이면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에서는 영산대재를 봉행해오고 있다. 그 영산대재에 대한 의의를 살펴보면 그것은 석가모니 부처님 교학사상에 의거하고 있다고 보겠다. 따라서 영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영산회상을 상징화한 의식절차이다.
영산회상을 열어 영혼을 발심시키고, 그에 귀의함으로써 극락왕생하게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산재는 국가의 안녕과 군인들의 무운장구, 큰 조직체를 위해서도 행해진 것이 우리나라의 영산재 발달. 진행 역사이기도 하다.
1973년 11월 5일 중요무형문화재 제150호로 지정되었고, 2009년 9월30일 유네스코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또 영산재는 49재 가운데 하나로 사람이 죽은 지 49일 만에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에도 쓰였다. 
영산대재는 전통문화의 하나로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 부처님의 참 진리를 깨달아 번뇌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하고 공연이 아닌 대중이 참여하는 장엄한 불교의식으로 승화되어 예술로의 가치가 형성되어있는 것이다.
영산재의 의미는 단순하게 불교의례로서의 재의식이라는 관념보다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심전심으로 불법의 진수를 마하가섭에게 전했던 염화미소법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사상을 표현하는데 영산재를 시연함으로써 영산회상에서의 부처님의 행적을 찬탄하게 된다. 지난 2000년 한라산 관음사에서 처음 시작된 한라산 영산대재는 제주도민의 화합을 촉구하고 제주도의 발전과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제22회째를 맞이하는 한라산 영산대재는 오는 10월2일 관음사에서 코로나19 단계별 방역지침에 맞춰 봉행한다고 한다.

◆수륙대재
한국불교태고종제주교구 종단에서는 10월을 기점으로 사부대중들이 함께 동참해 수륙대재를 거행할 예정이다. 수륙대재에서 재(齋)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세 가지 업을 맑게 하여 악업을 짓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좀더 넓은 의미로는 삼보에 공양을 올리고 귀의하는 순수한 믿음을 표현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식 가운데 조상이 아닌 원혼과 아귀 등을 위한 제사로 수륙재(水陸齋)는 물이나 육지에서 방황하는 원혼과 아귀에게 음식을 공양하여 그들을 천도하는 의식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의 양나라 무제가 꿈에 수륙재를 베풀어 원혼을 제도하는 것이 공덕의 으뜸이라는 고승의 말을 듣고 지공(誌公)이라는 신하에게 《수륙의문水陸儀文》을 짓게 하여 재를 지낸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광종 때 수원의 갈양사에서 혜거국사가 최초로 지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국불교 수륙재의 특징은 범패와 작법무용, 지화와 번으로 장엄되는 설단 등이다. 전통의 음악, 무용, 미술 등 독특한 양상이 있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햇곡식을 거둔 가을에 천지신명과 선대조상께 감사의 제사를 올리고 외로운 영혼을 초청하여 보시하고 회향하는 신심이 화려하게 꽃피는 수륙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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