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당 봉려관 스님 행적을 찾아 떠나는 힐링 체험 “고려부터 근현대까지 역사 엿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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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당 봉려관 스님 행적을 찾아 떠나는 힐링 체험 “고려부터 근현대까지 역사 엿볼 수 있어”
  • 강명주 객원기자
  • 승인 2021.10.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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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려관 스님 행적 찾아 떠나는
힐링 체험 법화사에서 진행돼
법화사 구화루에서 불자들을 위해 천공스님이 명상체험을 지도했다.
법화사 구화루에서 불자들을 위해 천공스님이 명상체험을 지도했다.

 

사)봉려관선양회가 주최하는 해월당 봉려관스님 행적을 찾아 떠나는 힐링체험이 지난 10월10일 서귀포 법화사(주지 도성 스님)에서 진행됐다. 원래는 지난 9월26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4단계 격상으로 인해 미뤄지다가 코로나19가 3단계로 내려가면서 이날 열리게 되었다.
이번에 코로나로 지친 신심의 피로를 위로받기위해 힐링체험에 참석한 불자들은 법화사를 참배하고 고려시대의 대규모 불사이야기와 조선시대에 숭유억불로 인해 무불시대를 맞이했던 제주불교의 어려운 상황 등 제주불교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안봉려관 스님이 이렇게 무너진 제주불교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관음사 불사와 법화사 중창불사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불자들은 봉려관 스님의 드높은 서원을 다시금 새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대웅전을 참배하고 구화루에 모인 불자들은 관음사 도감 청공 스님이 지도하는 명상체험을 통해 내 안의 불성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김보균 불자가 들려주는 제주불교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함께 가져 유익한 체험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날 김보균 봉려관 선양회 이사님은 강의를 통해 “고려 때부터 국가의 막대한 경비를 들여 제주에 사찰을 창건하였다. 하원리 법화사, 영실 존자암, 외도 수정사 등 130여개 사찰이 창건되었다고 하는데 대부분 그 규모도 컸다”며 “법화사 근처에서 발굴된 옛 주춧돌은 직경 1m이상 되기 때문에 그 당시의 사찰 건물이 현재 양산 통도사나 합천 해인사, 순천에 송광사 이상으로 웅장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한 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조 숙종 28년 이형상 목사가 부임하면서 절을 모두 불태웠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보균 이사님은 “이형상 목사는 제주시 광양리에 있던 광양당을 부수어 버리게 하고 전도에 있는 당을 모조리 불태워 버리게 한 후 이어서 사찰 130여 곳을 모두 불태워 없애버리게 했다. 옥석을 가리지 않고 사찰과 당을 같이 평가해서 불태워 버리게 한 것은 조선시대의 배불숭유의 시대적 비극이라 할 수 있다”며 “고려시대의 백성들이 피와 땀으로 된 막대한 국비를 염출하여 만들어놓은 국보급 문화재가 될 130여개소의 큰 절들을 모두 불태워 버리게 한 것은 애석한 일이며 제주불교는 이때부터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법화사에 세워져 있는 안봉려관 스님 추모비
법화사에 세워져 있는 안봉려관 스님 추모비

 

김보균 이사님은 “이렇게 이어진 200여 년 간은 제주에는 사찰이 전연 없고 무종교 상태가 되었다”며 “그러다가 1900년대 초 제주불교 중흥의 씨앗이 자라기 시작하였으니 제주시 화북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봉려관 스님”이라고 안봉려관 스님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안봉려관 스님은 35세 되는 1899년 가을 즈음에 고승이 전해준 나무로 만든 조그마한 관음보살상을 받은 인연으로 불심은 강고해졌다. 1901년 관음불상을 찾아 비양도로 건너갈 때 배가 전복되었는데 관세음보살을 염불하여 무사히 비양도에 닿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한라산에서 이레 동안 단식하며 중생구제의 염원을 발원하고 내려오는 길에 계곡에 떨어지는 여관 스님을 까마귀 떼가 모여들어 구출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게다가 병자들을 손으로 어루만지기만 해도 병이 나아버리는 등 지금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은 행적들이 전해진다고 했다. 
1907년 어느 날 안봉려관 스님은 현몽에 한 노인이 나타나 해남 대흥사로 가라는 게시를 받았다. 그해 9월 출가를 결심하고 해남 대흥사에 찾아가 문둥병에 걸린 스님을 구하는 기적을 세우고 그 공력이 인정되어 1907년 음력 12월 8일 이때 비로소 ‘봉려관’이라는 법명을 받음과 동시 비구니계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1908년 정월 초닷새에 제주도로 귀향해 이듬해인 1909년 관음사를 창건하고, 산남 포교거점으로 법화사 중창불사를 하게 되었다. 
김보균 이사님이 들려주는 고려시대부터 조선, 그리고 근대에 이르는 제주불교 역사를 들으면서 안봉려관 스님의 다음 행적을 찾아 떠나기 위해서 불자들은 총총히 길을 나섰다. 한편 다음 힐링체험은 오는 10월 24일에 법정사와 11월 28일 불탑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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