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수열 스님 - 언제나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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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수열 스님 - 언제나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21.10.19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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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의 등불을 밝히다.
근대 제주불교 발전에 밑거름이 되어온 도내 원로 스님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보며, 지혜를 들어보는 기획 프로그램 제주불교의 등불, 원로를 만나다, 라는 주제로 연재한다.
이번호에는 도내 태고종단의 법맥을 있고 있는 수열 스님(남원 선광사 회주 수열 스님)을 2회에 걸쳐 지면에서 만나게 된다.
/편집자 주

은사 묵담 스님에게서 가장 많은 영향 받아 
부처님의 가르침 실천해 나가야 희망 있어

선광사 회주 수열 스님
선광사 회주 수열 스님

봐도 봐도 눈이 호강하는 푸르고 좋은 바다. 제주는 사면의 바다다. 큰 바위가 바다를 집어 삼킬 듯이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붙여진 이름 큰엉이다. 해안경승지를 따라 걷다보면 제주불교성지순례길 절로 가는 길, 지혜의 길을 밝히고 있다.
선광사 입구에는 돌하르방 2기가 마주 바라보고 있다. 일주문을 들어서니 오전 10시를 알리고 있는데, 수열 스님께서는 경내 잔디밭을 느림 걸음으로 둘러보고 계시다가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하신다. “스님, 오랜만에 뵙게 되었습니다.” “예, 오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스님, 선광사가 창건 된 지도 꽤 시간이 지나고 있나봅니다. 대웅전 지붕 기와가 퍼렇게 이끼가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예. 이곳 선광사는 지난 1942년 제 부친이신 보화당(普化當) 법인(法印)스님께서 초가 3칸에 법당과 객실을 건립하고 불상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선광사 대웅전 앞마당은 잘 다듬어진 잔디밭이 파아란 마음으로 스님의 맘을 열어가고 있다. 
▶스님. 저 푸른 잔디는 어떤 마음일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의 인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되시는지요?
▷예. 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불교적으로 말하자면 배우고 행동하는데서 나온다고 봐야죠. 장기간 동안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결국 마음에서 나온다고 봐야죠. 우리의 주인은 바로 마음이기에 인품의 기본은 바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님 마음속에 간직하고 존경심을 갖게 하는 분은 어떤 분이신지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제 은사이신 묵담 스님입니다. 묵담 큰 스님이 법랍 환갑을 맞아 시봉을 해야 한다는 어른 스님들의 말씀에 따라 담양 용화사에 가면서 첫 인사를 드리게 됩니다. 1년 동안 시봉을 하다가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고, 27살에 제대를 하고 나서 큰 스님은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지요. 모든 것이 낯설고 고단했다고나 할까요. 묵담 스님은 해동율맥을 이은 한국의 제일가는 율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께서 승려의 생활을 잘 이어나갈 수 있는 가르침과 지도는 영원히 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 분의 법과 율, 선에 대한 영향을 이어받았지만, 실천하는데 만분의 일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시면 묵담 스님에 대한 일화를 한 가지만 말씀 들었으면 합니다.
▷예. 일화는 많습니다만, 묵담 스님께서 폐렴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하셨을 때만 하더라도 위중하신 가운데도 신도들이 병문안을 오시면 법문을 일일이 해주시는 등 그 정신력은 대단하셨습니다. 퇴원하실 때는 폐가 2/3정도만 남아있었을 정도였습니다. 법력이란 일반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수행능력이 탁월해서 신통력을 갖추었다고나 할까요. 보살계 법문을 2시간 이상 설법을 펴기도 했습니다.
▶스님께서 늘 마음에 두시는 게송이나 사자성어라면 어떤 것인지요?
▷늘 그렇습니다. 보살의 근본은 ‘자리이타自利利他’입니다. 어딘가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족이 그렇고, 친구, 종단, 사회……. 자신이 소속하고 있는 집단에 대해서 말입니다. 대부분의 불자들은 덕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많은데,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자기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 이익만 추구해서는 분쟁이 따르게 됩니다. 자그마한 것이라도 남을 위해 실천하는 자리이타가 되어야 합니다. 
▶현대 불교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보고 계시는지요?
▷사람들은 힘들고 어려워지면 대부분 종교에 의지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슨 직업을 갖든지 열심히 돈을 벌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심리입니다. 그러나 ‘요행수’를 바라는 신앙이 돼서는 안됩니다. 현대는 과학문명의 발달로 병원에서 아픈 곳을 치료받으면 대부분 고쳐지게 되었습니다. 점차 불자들만이 아니라 종교를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편리하고 이익이 되는 것만을 추구하고 있기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정신이 피폐해졌습니다. 여기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불교가 아니겠습니까. 불안한 마음을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실천해나간다면 희망은 있다고 봅니다. 
▶중도를 실천할 수 있는 수행법이라면 어떤 말씀을 주시겠습니까?
▷예.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양쪽을 다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말고, 자기의 주장만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유와 평등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자리이타, 역지사지가 될 때 중도의 삶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옳고 그른 것을 따지기 전에 서로 서로 보탬이 될 때 세상에 평화가 오록 행복이 오고 불국정토를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수열 스님의 행적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다 들으려면 시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오늘 다하지 못한 얘기는 다음 시간에 듣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접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익수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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