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16) -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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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16) -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개요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10.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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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
유현

「몸에 대한 마음챙김 경」(M119)에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몸에 대한 마음챙김(Kāyagatāsati)을 닦고 거듭거듭 행하면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염처경」(M10)의 주제인 몸·느낌·마음·법이라는 네 가지 마음챙김의 대상 가운데 첫 번째인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말씀하신 것인데, 여기에는 그 대상을 세분하여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됩니다. 
그 여섯이라 함은 ①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 ② 네 가지 자세[四威儀], ③ 네 가지 분명하게 알아차림[正知], ④ 32가지 몸의 부위에 대한 관찰(혐오를 마음에 잡도리함), ⑤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의 관찰, ⑥ 아홉 가지 공동묘지의 관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를 더 세분하면 14가지가 됩니다. 
여기서 몸은 물질의 몸(rūpakāya)을 말합니다. 나의 구성요소인 오온을 두 가지 요약하면 몸과 마음, 또는 물질과 정신입니다. 욕계의 존재인 사람은 물질적인 몸을 갖고 있어서 마음이 일어날 때 그 마음은 반드시 물질적인 토대에 의지하여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2,600여 년 전에 명상적 방법을 통해 몸과 마음의 상호 연기적 관계를 통찰하였습니다. 
비록 현대 과학의 지식과 용어를 빌어서 표현하지 않았지만 「사문과 경」(D2)에서 “이 몸은 물질로 된 것이고, 네 가지 근본물질[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 = 四大]로 이루어진 것이며, 부모에서 생겨났고, 밥과 죽으로 성장했으며, 무상하고 파괴되고 분쇄되고 해체되고 분해되기 마련인 것이다. 그런데 나의 이 알음알이[識, 心]는 여기에 의지하고 여기에 묶여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염처경」의 주석서에 따르면 사람의 몸은 본디 부정不淨한 형태의 집합에 불과한데, 우리들은 그 몸에 대해서 깨끗하다는 전도된 인식을 갖고 있어서 그 잘못된 인식을 버리게 하기 위해서 첫 번째인 몸에 대한 마음챙김(sati)의 확립을 설하셨다고 합니다.  
조금 덧붙여 설명하면, 몸에서 사지나 부분들의 덩어리를 마차의 부품을 관찰하듯이 관찰하고, 파초의 줄기와 잎과 껍질을 분리하듯이 오직 근본물질과 파생된 물질을 관찰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관찰[觀察]’은 사전적 의미인 ‘사물의 현상이나 동태 따위를 주의하여 잘 살펴봄’을 떠나서,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함[如理作意, yoniso manasikāra]의 뜻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비구 보디(Bhikkhu Bodhi)는 『쌍윳따 니까야』의 번역에서 ‘주의 깊게 주의를 기울임’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몸에 대한 마음챙김(sati)은 몸을 파악하는 마음챙김(=전자)이기도 하고 몸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챙김(=후자)이기도 합니다. 전자는 사마타 혹은 삼매를 설명하고, 후자는 위빠사나는 설명한 것이라고 주석서는 덧붙이고 있습니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거듭거듭 행하면 세속에 얽힌 재빠르게 일어나는 생각들이 사라지면서 마음은 안으로 확립되고 고요해지고 하나에 고정되어 삼매에 들어가게 한다는 점에서 사마타 혹은 삼매 수행과 관련이 있습니다.
느낌과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 수행은 지혜를 증장하게 하는 위빠사나 측면을 강조하고 있음을 실참 수행을 통해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몸에 대한 마음챙김 가운데서 ①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과 ④32가지 몸의 부위에 대한 관찰의 두 가지만이 본삼매에 드는 명상주제이고, 나머지는 근접삼매에 드는 명상주제입니다. 
필자는 이 두 가지(①,④) 수행과 ⑤사대[四大]요소의 관찰을 함께하면서 정혜쌍수定慧雙手의 기초를 쌓고 있습니다.
몸은 개념입니다. 몸을 지수화풍의 사대 요소로 분해해서 보아야 존재라는 의미가 상실됩니다. 존재라는 의미가 상실되면 그 자리에 인식할 수 있는 느낌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지·수·화·풍이라는 네 가지 요소입니다. 여기서 위빠사나 수행인 느낌명상으로 발전합니다. 
세존께서는 마음챙김(sati)의 네 가지 대상가운데 둘 이상을 한꺼번에 관찰(sati)하지 말고 몸을 관찰할 때는 오로지 몸만을 관찰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몸을 해체해서 관찰하는 힘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느낌[受]이나 마음[心]을 관찰할 수 있는 위빠사나의 힘이 생겨납니다.
  우리 몸을 지·수·화·풍의 네 가지 요소로 분류하여 관찰할 때 거기에는 사람이나 자아가 없고 단지 조건만 있고 인식할 수 있는 느낌만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몸을 해체하면 땅의 요소 20개, 물의 요소 12개, 불의 요소 4개, 바람의 요소 6개 등 모두 42가지 요소로 분류할 수 있는데, 몸을 존재로 보지 않고 42가지 구성요소로 볼 수 있다면 이 몸을 ‘나’라거나 ‘내 것’이라고 집착하지 않게 됩니다.
나 자신이 서는 것이 아니고 사대가 서고, 나가 가는 것이 아니고 사대가 가고, 나가 앉는 것이 아니고 사대에 의해 앉는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몸과 마음으로부터 벗어나서 단지 조건과 정신과 물질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어떻게 조건 지어져 일어나는지를 알고 보는 지혜를 깨닫기 위해서는 마음의 닻에 몸(물질)을 단단히 붙잡아 매고 관념적인 몸을 근본물질과 파생물질로 각 해체하고, 각 물질들이 일어나는 네 가지 원인, 즉 업과 마음과 온도와 음식의 관계를 통찰해야 합니다.
이 물질을 근본물질(mahā-bhūta)과 파생된 물질(upādāya-rūpa)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은 초기 경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맛지마 니까야』 「소치는 사람의 긴 경」(M33)에서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떻게 비구는 물질을 아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물질은 그것이 어떤 것이건, 모두 네 가지 근본물질과 그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물질들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경장에서는 파생된 물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가르침은 나타나지 않고 논장, 특히 『아비담맛타상가하』에서는 이 물질(rūpa, 루빠)을 구체적인 물질과 추상적인 물질, 즉 28가지 물질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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