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에At the sam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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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에At the same time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1.11.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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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2일부터 내년 1월9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지난 10월12일부터 내년 1월9일까지 “우리시대에 At the same time”라는 제목으로 기획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 전시회는 제주의 다양한 자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온 13팀이 참여해 미술관의 공간을 구조화하는 미디어 작업을 통해 예술을 삶과 연관시켰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예술이 우리의 삶, 환경, 체험 방식,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한다. 하나의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하나의 맥락에서 다른 맥락으로 되풀이되는 과정을 통해 관람자가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불의 기억 전시는 2021년 세계유산축전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동시대의 자연과 예술, 인간의 조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프로젝트로 제주도립미술관의 협업을 통해 미디어아트로 구성, 양숙현 작가가 포인트 클라우드 기법을 통해 <세계유산축전-아트프로젝트>현장을 3차원 세계로 재해석하여 전시장 안으로 들여왔다. 
에코 오롯의 작업 과정은 제주도와 한국전역에서 볼 수 있는 함께하는 노동문화와 닮았다. 함께 만나 뜨개를 하고, 함께 뜨개 노동요를 만들어 부르며 ‘노동파티’라고 부르는 천을 잘라 실을 만드는 작업을 함께한다. <플라스틱 만다라>는 우리가 초래할 고통을 마주하고 바다에 사죄하는 작업이다. 제주의 모래사장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미세 플라스틱을 골라낸다. 이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예쁘고 알록달록한 플라스틱을 마주하며 기쁨과 슬픔, 감사와 절망 등 여러 마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에코 오롯은 플라스틱조각을 이용해 만개한 꽃모양인 만다라로 펼쳐지다가 한순간 모여져 플라스틱 더미가 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다. 

고윤식 “귀로 유목민들”에서 작가는 고향 제주에 돌아왔을 때 느꼈던 낯선 환경과 새로운 감정을 복합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오브제가 가진 본래의 형태를 변형하거나 왜곡시키는 방식은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 대상을 바라보는 각도, 위치, 높이, 관점의 변화에 따라 관람자가 지각하는 형태가 다르며,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다중적인 의미가 중첩된 작품은 영상과 사운드가 더해져 심리적인 구조를 드러낸다. 
주로 제주의 역사와 풍경을 회화로 다루는 강요배 작가는 미디어 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서정적인 주변 풍경을 담은 영상은 작가가 대상을 바라보는 내밀한 감정을 반영하고 있다. Sound scape는 지역마다 다른 특유의 소리가 풍경을 형성한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며 특히 작가가 나고 자란 섬인 제주를 배경으로 삼는다. 작가는 부제인 ‘Islanding’을 ‘섬되기’, ‘섬만들기’라고 설명한다. 

강태환 작가는 광섬유를 통해 공간을 구성하고 그 안에 빛을 들여 대 자연의 숭고를 자각하게 한다. 자연을 빼닮은 ‘유사자연’과 순간의 찰나가 뇌리에 강하게 남는 ‘유사숭고’를 인위적으로 만든다. 이것은 낯선 공간을 낯익은 공간으로 재창조하여 동시대의 풍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관람자는 작품 안에서 ‘헤테로토피아적 숭고’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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