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통 등축제를 바라보며…전통문화 본연의 모습 보여주는 축제들 활성화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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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통 등축제를 바라보며…전통문화 본연의 모습 보여주는 축제들 활성화 돼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11.1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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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시인·객원기자
김승범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시인·객원기자

필자는 제주불교신문사 객원기자다. 해마다 열리는 등축제지만 이번에는 신문사 사장님이 바뀌는 등 많은 변화 속에서 개최됐다. “빛으로 전하는 행복, 제주 등축제”라는 타이틀로 제4회 째를 맞는다. 산지천 일대에 환하게 켜지는 등의 불빛을 보면서 온누리에 광명이 비추는 듯하다. 1300여개의 소형등과 100여개의 중형등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번에는 특히 코로나19의 종식을 염원에 담아 전시를 함으로써 더욱 뜻 깊은 행사이다. 
약3개월에 걸친 등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면서 객원기자들을 비롯한 봉사참여자들의 노고가 무척 컸음을 느꼈다. 하나의 등을 완성하기까지 기존에 썼던 등을 꺼내어 일일이 물에 씻어 벗겨내고 말린 다음 철사를 재고정하고 한지를 붙이고 채색을 한 후 방수칠을 다시 한다. 
여름을 나면서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습기를 제거하고 보관장소를 찾느라고 무척 애를 먹었다. 보현사 작업실에서 제주불교신문으로 옮겨서 보관하고 수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하나 하나 완성을 해나갔다. 중형등을 비롯한 몇 개는 육지부에서 주문해서 가지고 내려왔다. 백호를 비롯한 뽀로로 등 어린아이들의 눈높이까지 생각하며 등을 만들었다. 

가을이 되면 필자는 ‘제주의 전통문화’에 대해서 가슴앓이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이 가슴앓이는 성숙함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상처로 남기도 한다. 제주의 전통문화는 바로 오늘의 제주인을 있게 한 정체적 뿌리이다. 불교 또한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에 치러진 용연문화축제도 제주문화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데 개최할 때마다 미숙함을 느낀다. 제주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축제가 더욱 성숙되어야 할 것이며 앞으로 우리가 창출해야 할 새로운 문화의 기반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라문화제를 비롯하여 각종 크고 작은 축제들이 집중되는 가을에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욱 생각해 보게 된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전통문화의 토속성과 특이성이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전통문화는 다양하게 변모 또는 해체되고 있다. 사실 전통문화의 마구잡이식 변모나 해체는 한 사회의 문화적 정체성을 파괴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발전적 변화없이 전통문화를 현상유지만 하려고 든다면 지키려고 했던 전통문화마저 도리어 경직되거나 사라지고 말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전통문화는 새로운 창출이라는 발전적인 변화를 추구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전통문화의 새로운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한 한가지의 이슈는 과거 우리의 생업과 직결되어 있던 전통문화를 오늘의 산업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제주도의 경우는 특히 관광산업과 전통문화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관광의 여러 패턴 중에서 전통문화를 토대로 한 관광은 산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통합성을 고려할 때도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전통문화 관광은 단순히 즐기는 관광이라기보다는 상당히 목적지향적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이다.
따라서 자연관광이나 요즈음 많아지고 있는 레포츠 관광도 좋지만, 고유하면서도 특이한 각양각색의 전통문화를 보고 감동을 받게 하는 관광패턴이 체계화되어 나간다면 제주의 관광은 더욱 바람직하게 자리매김될 것이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많아지고 있는 각종 축제들도 전통문화라는 상품으로 체계화되지 않고서는 치졸한 놀이판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 것이다. 따라서 전통문화를 오늘에 맞게 재구성을 하기는 하되, 전통문화 그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축제들이 활성화되어야만 한다. 스페인의 ‘알라르데' 공공의례 축제라든가, 발리의 전통민속공연 축제, 플리네시아 전통축제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자연 관광이나 레포츠 관광도 사실 전통문화의 특이함이 생동할 때 더욱 가치를 발하게 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지역문화의 토속성을 전제로 한 질 높은 전통문화 관광상품을 개발하는데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제주도도 앞으로 국제관광지로 문화를 선도하려면 제주도의 전통문화와 민속을 관광산업과 밀접하게 결합시켜야만 할 것이다.
과거 우리의 생업이 만들어낸 전통문화가 오늘날 우리의 생업과 조화로운 연결이 이루어질 때, 제주도의 전통문화는 새로운 차원의 전통문화를 또한 자연스럽게 창출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제주용연문화축제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실내악으로만 여겼던 클래식 음악을 야외로 옮겨 용연에서 공연한 점, 직접 물질을 해녀들이 소리를 배워 몸소 공연에 참여하는 점 등 지켜온 전통을 삶의 한 방편으로 표출해 낸 점 등이 주목해 볼 만 했다. 
산지천 제주등축제도 제주만의 것을 더욱 발굴하여 전통이 전통을 낳게되기를 바라보며 등축제를 준비해온 모든 불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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