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소박한 밥상, 수행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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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겹고 소박한 밥상, 수행의 하나”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21.12.07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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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금룡사 사찰음식체험
사찰음식체험과 차 명상을 마친 참가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찰음식체험과 차 명상을 마친 참가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법당에서 입재식을 올리며, 어떠한 생명도 예외 없이 약하거나 강하거나 크거나 작거나 일체 중생들은 모두가 행복한 마음 갖기를 기원 드리는‘자비경’을 독송했다.
지난 4일 불자들과 일반인들이 함께한 사찰음식체험 참가자들은 대한불교 조계종 금룡사 주지 제용 스님을 따라 템플스테이 후원으로 자리를 옮겨  스님이 직접 음식을 만드는 시범을 보였다. 체험실습은 강금림 팀장의 안내로 시작되었는데, 오늘 차릴 밥상 차림은 ‘미역 두부전’, ‘단감 버섯무침’, ‘늙은 호박찌개’, 무‧콩나물밥 등 네 가지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각기 소속 반으로 돌아가 스님의 설명해준 레시피를 차근차근 진행해나간다. 도마 위에서 호박을 써는 소리, 단감의 껍질을 벗기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느타리버섯은 손으로 잘게 찢는다.

음식만들기 실습현장
음식만들기 실습현장

 미역을 잘게 썰어 놓고, 한편에서는 솥에 쌀을 넣고 무와 콩나물을 넣어 밥을 짓고 있다. 손과 손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사이 양념재료인 올리브오일, 식초, 후추, 설탕, 유자청, 소금, 후추, 식용유, 고춧가루, 진간장, 된장, 건표고, 들기름 등 갖은 양념으로 음식의 간을 맞춰 나간다. 
네 개(관음, 보현, 문수, 지장)의 반들은 보고, 듣고, 느끼면서 직접 체험하는 실습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가운데, 체험자들의 얼굴엔 고운 미소가 번진다.
얼른 손가락을 찍어 입맛을 본다. “맛이 어때.”, “글쎄.”, “뭔가 모자란 것 같은데.”, “밍밍해.”, “식초를 조금 더 넣어볼까.”, “아니, 청귤청을 조금 더 넣어야할 것 같아.” 늙은 호박찌개를 맛보면서 느낌은 어찌 달큰한 맛이 날 것이라 예상했는데, 버섯향이 강하게 풍기면서 구수한 맛이 나는 것 같아. 반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끄덕이며, “바로 이 맛이야.”라고 이구동성 입을 모은다.  
광고를 보고서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는 강영순(54)씨는 “아침 일찍 설레는 마음으로 사찰음식체험길에 나섰다”면서 “조금 어려운 감이 있지만,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요즘 애들은 인스턴트 식품에 너무 친숙해 있어서 식생활 패턴을 바꿔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며 “게다가 맞벌이를 하다보니, 시간에 쫓기어 입맛에 맞는 식단을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또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는데 평소에 다하지 못한 것. 이번 사찰음식체험 실습을 통해서 얻은 지식과 지혜로 특별한 날 특별식을 만들어서 집안 식구들의 건강도 챙기고, 즐거운 식사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금룡사 주지 제용 스님은 사찰음식체험실습을 통해 “사찰음식이 웰빙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에까지 널리 퍼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제철에 주변에서 쉽게 취할 수 있는 식재료를 이용해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가족들의 건강관리에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네 개의 반원들은 설거지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체험관으로 자리를 옮겨 명상과 함께 차담(茶啖)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바쁜 마음 내려놓고 명상으로 들어선다. ‘단전호흡’으로 외부의 소리를 들었던 것을 다 내려놓고 내 안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한참이 지났을까. 명상에서 깨어나서는 참가자들은 명상시(詩) 한 구절씩을 낭송하면서 사찰음식체험과 명상의 시간을 여법하게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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