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23) -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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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23) -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 Ⅱ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1.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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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
유현

사람은 죽을 때까지 숨을 쉬어야 합니다. 수행자들을 제외한 보통사람들은 들숨날숨에 주의를 고정시키고 집중하는 훈련을 해본 일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호흡명상의 유익함을 모르기 때문에 애초부터 호흡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고, 필자 역시 호흡명상을 배우기 전까지 코끝에서 들어가고 나가는 숨에 관심을 가져본 일이 없었습니다. 
호흡 수행을 원만히 해나가기 위해서 미리 준비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음식은 적절한 때 적정량(70%)을 섭취해서 과식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편하면서 남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단순한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면서 마음을 집중하고 방해받지 않을 만한 편안한 장소 또는 빈방을 선택해야 합니다. 
<넷째> 수행의 시간 역시 중요합니다. 하루 중에 특정한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지만 잠에서 깨어난 이른 아침이 적당합니다. 호흡명상을 시작할 때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할 것이라고 미리 정해서 할 수도 있고, 각자의 형편을 봐서 되는 대로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5분 정도 짧게 시작할 수도 있으나 능숙해지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좌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코감기나 소화 장애가 있으면 들숨날숨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므로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섯째> 수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행(명상)센터의 지도를 받거나 도반이 있어야 합니다.
<여섯째> 앉는 자세(좌선)는 결가부좌가 최상이지만, 힘들면 반가부좌도 좋으나 척추를 똑바로 유지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양손은 무릎 위 또는 허벅지 위에 올려놓습니다. 눈은 뜬 채로 호흡 명상을 시작해야 하는데, 집중이 잘 안될 경우에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눈을 감게 되면 졸음이 올 수도 있으므로 실눈으로 뜨고 삼매에 들 때까지 눈은 콧등을 따라 약 45°각도로 내리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지막으로> 오감을 열어놓되 들숨날숨의 과정에 눈에 빛이 들어오면 들어오는 대로, 귀에 소리가 들리면 들리는 대로, 코에 냄새가 들어오면 들어오는 대로 긴장하지 말고 그대로 놓아두고 지켜보기만 합니다. 
비유컨대, 들숨날숨을 일종의 닻(앵커)로 사용해서 마음속에 일어나는 무엇이든 알아차립니다. 예컨대 생각이나 느낌, 소원이나 계획, 미래에 대한 상상과 과거의 기억들이 번개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놓치지 말고 알아차림만 하면 됩니다.
이와 같이 호흡명상을 시작하는 새내기들은 저절로 자신의 마음속에 번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번뇌는 우리 범부중생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것이므로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2003년 초기불전연구원(원장 대림 비구니)에서 ‘들숨날숨에 마음 챙기는 공부’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남방불교의 부동의 준거가 되는 청정도론의 해설을 인용하여, 초기경의 여러 곳에 나타나는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 챙김의 정형 구를 열여섯 단계(①∼⑯)로 구분하고, 이것을 다시 네 개씩 조를 짜서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길게 들이쉬면서  ‘길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 길게 내쉬면서는 ‘길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
② 짧게 들이쉬면서는 ‘짧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 짧게 내쉬면서는  ‘짧게 내순다.’고 꿰뚫어 안다.
③ ‘온 몸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온 몸을 경험하면서 내쉬리라’고 공부 짓는다.
④ ‘몸의 작용[身行]을 편안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⑤ ‘희열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⑥ ‘행복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⑦ ‘마음의 작용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⑧ ‘마음의 작용을 편안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⑨ ‘마음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⑩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⑪ ‘마음을 집중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⑫ ‘마음을 해탈케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⑬ ‘무상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⑭ ‘탐욕이 빛바램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⑮ ‘탐욕이 소멸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며 …
⑯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출입식념 경」(M118)에서 부처님께서는 첫 번째의 네 개조(①∼④)를 사념처의 신념처(身念處, 몸에 대한 마음챙김)에, 두 번째의 네 개조(⑤∼⑧)는 수념처(受念處,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에, 세 번째의 네 개조(⑨∼⑫)는 심념처(心念處,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에, 네 번째의 네 개조(⑬∼⑯)는 법념처(法念處, 법에 대한 마음챙김)으로 설하고 계십니다. 
청정도론에서는 첫 번째의 네 개조는 초심자를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명상주제이며, 나머지 세 가지 네 개조는 첫 번째 네 개조를 통해서 삼매를 증득한 자를 위해서 느낌, 마음, 법의 관찰로써 설한 것이라고 합니다. 
나아가 이 들숨날숨에 마음 챙기는 공부를 통해서 제4선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위빠사나를 하여 무애해를 겸한 아라한과를 얻기를 원하는 수행자를 위해서 설한 것이 바로 이 열여섯 단계의 들숨날숨에 마음 챙기는 공부법이라고 덧붙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어떤 수행법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으셨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처님의 성도과정을 언급하고 있는 「삿짜까 긴 경」(M36)의 주석에 의하면 부처님께서는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통해서 증득한 초선이 깨달음을 얻는 길이라고 판단하셨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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