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 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송종원 석공 명장을 만나다 - 변치 않는 돌의 심성에 푹 빠져 60년 간 석공예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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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송종원 석공 명장을 만나다 - 변치 않는 돌의 심성에 푹 빠져 60년 간 석공예 외길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22.01.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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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늘 ‘역지사지’ 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래서 궂은 욕, 싸움질 한 번 안 해보고 살아왔다. 자신의 심성이 바로 돌과 같은 품성을 가지고 묵묵히 받아들여 왔다. 겸손함이 돌과 같은 말씀을 하시고 있는 석공예. 제주불교가 만나보는 사람, 새해 오늘은 대한민국 명장 송종원 선생님과 시간을 함께 마련했다. /편집자 주
명장 송종원
명장 송종원

▶선생님 임인년 새해, 처음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날마다 즐겁고 보람찬 시간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예. 감사합니다. 올 한해도 공덕을 많이 쌓으시고 복 많이 받으시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선생님께서 제주의 돌하르방을 시작으로 물허벅상, 해녀상, 불상, 보살상, 독서상, 탐라여명 등 숱한 대표작을 남기셨는데, 언제부터 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요?
▷아, 예. 그 당시 제주사람들은 대부분 어려운 가정형편이었습니다. 저 역시 가정살림이 녹록치 못했지만, 어렵게도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교직을 이수했었던 것이죠. 그래서 집안에서는 대학을 졸업했으니, 으레, 교편을 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길을 택하지 않고 석공예를 하겠다고 하자, 온 가족이 반대에 나섰습니다. 
당시에는 제 몸에 이상이 생겨서 교사를 할 수 없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결국 “세상에 변치 않는 건 없지만, 돌은 변치 않는다”는 돌의 심성에 반해 평생을 벗 삼아 살아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처음 돌을 다루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예. 그러니까. 군대 제대 후 3개월 뒤인 10월로 기억됩니다만, 1963년 10월 제주오름에서 30㎝ 보다 작은 속돌(부석)을 주워서 이삼일 간 대못으로 두드려 만든 27㎝ 돌하르방이 첫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시 첫 작품인 돌하르방을 지금도 소장하고 계시나요?
▷아! 예. 고이 간직했으면 좋았을걸. 그 작품은 관광객으로 제주에 들어온 한 미국인에게 팔리고 말았습니다. 생활이 어렵다보니,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그러니까. 1960년대부터 제주에서도 관광토산품들이 제작되기 시작해서 제주를 찾아오시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만,
▷예. 그 당시 작은 가게를 열어서 돌하르방을 관광기념품을 유행시켜왔는데, 그 때 익명으로 20㎝ 돌하르방을 제작.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돌하르방 기념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집단들이 5~6군데 생겨나면서 돌하르방 활용 기념품 개발이 본격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1978년에는 제가 제주도 토산품생산개발회 책임자를 맡은 기억이 새롭습니다.
▶석공예 작품은 속돌(부석)만 그치지 않고 제주의 현무암에 대한 애착을 갖고 대형 작품에도 정성의 손길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예. 그러니까. 현무암으로 옛 시절 제주인들의 풍습을 소재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물허벅상과 해녀상, 정의의 여인상, 사색상, 독서상, 좌불상, 마리아상 등 해외, 전국, 도내·외 기관이나 단체, 학교, 도서관, 휴게소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취미생활이라면 어떠신지요?
▷예. 보시다시피 작업장 주변에는 공터가 조금 여유가 있어서 접목작업을 하거나 분재를 가꾸고 있습니다. 

▶마음의 보물로 삼고 있는 것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예. 저의 가슴엔 윤선도 선생님의 ‘오우가’가 자리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돌(石),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야 파란듯하다 누런빛 띄우나, 아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이렇게 돌은 나의 평생 벗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군요.
▶이제 구순을 바라보고 계십니다만, 앞으로 새로운 세계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아, 예. 점점 작업이 어려워집니다. 손 떨림이 있구요. 다행스럽다고 할까요. 장남이 가업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미술계 대학을 졸업하고,추천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입니다. 
▶정과 망치를 내려놓은 적이 없으십니다. 그 정성스러운 마음과 손길이 빚어낸 제주의 현무암들이 자연미와 해학미, 숭고한 미 이러한 미학적 가치는 제주 사람들의 애환과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화산석에 생명을 불어넣는 돌 작업에서 깨달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석공 명장 송종원 선생님! 오늘은 제주불교가 만나봤습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예. 취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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