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불 - 겨울이 극성이지만 입춘(立春)이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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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불 - 겨울이 극성이지만 입춘(立春)이 곧…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2.0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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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택수필가 / 혜향문학회 회장前 제주소묵회 회장
김정택수필가 / 혜향문학회 회장前 제주소묵회 회장

새해의 가장 큰 관심은 코로나19가 언제면 종식될 것인가이다. 코로나19의 판데믹(전세계유행)은 고사하고 우리나라만이라도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가 없다. 의학은 크게 진보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한계를 안고 있다, 의학이 해낼 수 있는 부분은 한정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질병현상이 여전히 많아 남아있고, 그에 따라 예방하지도 치료하지도 못하는 질병이 적지 않다.
코로나의 전개를 알 수 없는 이유를 여러 가지  상정할 수 있다. 중국교류는 계속되었고, 유증상자에 국한한 초기검역으로 후폭풍을 몰고 왔다. 검역과 검사를 광범위하게 적용하지 못하여 초기검역에 실패하였고, 지난 2년간 정부의 방역기준이나 근거가 비과학적이었고 기준적용에 형평성이 없어 불신을 자초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했다. 기초감염재생산수가 2~4명으로 높았고, 증상의 발현 전 1~2일에 코로나는 이미 퍼져있고, 무증상 감염자나 증상발현 후 2~3일에 전파되었다, 허상(虛像)인 집단면역에 매달렸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지 1년 밖에 안 되어 효과 면에서나 안전성과 유효성에 검증문제가 많았고, 백신접종 대상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전국민 대상으로 확대하였다. 치료제 개발이 미완상태여서 제어하기가 어렵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바이러스의 급속확산에 대비한 의료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다.
전국 확진자 104명일 때인 2020년 2월 20일 제주도에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2년 후인 2022년 1월 25일 제주도의 확진자 누계는 5,034명(사망 13명)이다. 집단면역은 인구의 2/3(인구의 60%)가 감염되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앞으로 3천만 명(제주도는 36만 명)이 감염되고, 전국 사망률을 1%로 산정하면 30만 명(제주 사망률은 0.1%인 180명)이 사망해야 한다는 끔직한 추산이다. 노인들의 이용시설이나 요양시설, 75세 이상 취약집단의 희생이 뒤따를 것이다. 그밖에도 접종의 전파방지효과가 불확실하고, 세계적인 접종률은 일정하지 않으며, 새로운 변이는 계속되고, 백신접종 후 사람의 행동이 해이해진다는 점을 들 수 있어 집단면역은 가능하지 않다.
과거 질병의 역사도 현재의 질병을 이해하고 미래 질병을 예측하는 한 방법이 됨직하다. 한 세기 전 공포의 대상이었던 전염병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 1918~ 1919년 판데믹을 일으켰던 인플루엔자를 아직도 이기지 못했다. 하나의 나쁜 역병이 사라지면 뒤이어 다른 역병이 반드시 생겨났다, 그리스 로마의 역병을 비롯하여 중세의 한센병과 페스트, 16세기의 매독, 17~8세기의 두창과 발진티푸스, 19세기 산업혁명기의 콜레라와 결핵, 20세기초의 인플루엔자, 현대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등 끊임없는 반복이었다. 역병이 돌 때마다 제주도사람들은 “갈 때까지 가사주.”하며 순환을 기다렸다. 
역병의 이면에는 역사라는 특성이 숨겨있다. 왜냐하면 감염병이나 급성전염병의 확산은 병원균의 존재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이 만들어 낸 사회문화적 요소와 교육 경제 정치적 수준이나 조건이 좌우하기 까닭이다. 
‘음양상승의 도’를 따라 변화되는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상황들은 우리가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종교적 의술(신앙의술)이나 신비적인 욕구로 질병을 치료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병의 치료에 믿음(신앙)은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뿐이다. 
기대일자가 분명치 않지만 앞으로 잘되리라는 가능성을 ‘희망’이라고 한다. 희망을 세우고 비전을 갖는 일 만이 어려움을 참고 이겨낼 수 있는 길이다. 아프리카에 있는 한 부족에서는 가뭄이 심해져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기우제를 올렸다. 그런데 기우제를 올리면 반드시 비가 왔다. 그 비결은 바로 이 부족 사람들이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올렸기 때문이다. 
우주의 변화원리는 음(陰)과 양(陽)의 두 기운이 서로 순환하며 돌아간다. 겨울에 이르러 음이 극성하지만 금년 입춘(立春)은 2월 4일이다. 겨울 가운데 다시 양이 생기는 것과 같은 소장(消長)의 원리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우주의 음양상승의 도가 인간의 인과보응의 이치와 연관되는 현상을 “유(有)는 무(無)로 무(無)는 유(有)로 돌고 돌아 지극하면 유(有)와 무(無)가 구공(俱空)이나 구공(俱空) 역시 구족(具足)이라.”로 설파하셨다. 여기서 유와 무는 변과 불변, 진공과 묘유, 동과 정, 색과 공, 성(聖)과 속(俗), 유상과 무상, 생과 사, 이(理)와 사(事), 숨음과 나타남, 영과 육 등 모든 이원론적인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도 마찬가지이다. 요제임천 가색유인(霽任天 稼穡由人, 정산종사)이라고 하셨다. “장마 지고 개는 것은 하늘에 맡겼지만 심고 가꾸기는 사람에게 달렸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스크 착용, 손씻기, 기침예절, 거리두기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밀집한 곳, 인접한 자리, 막힌 공간(3C 三密; Crowded places, Close contact settings, Confined & enclosed spaces)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음양상승의 도’를 따라 우주론적으로 바라보면, 이 원리를 아는 철든 사람은 환경의 변화에 마음이 끌려가지 않는다. 흥할 때 망이 바로 따르고 망할 때를 잘 넘기면 흥이 따름을 알아 흥망 어디에도 끌리지 말아야 한다. “극하면 변하는 것이 천지의 이치라, 개인이나 가정이나 단체나 국가나 모두 그 왕성할 때를 조심하여야 하나니라.”(정산종사) 역병을 물리치려면 겸손해야하고,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하면 된다. 예전에 왕 노릇 하던 이는 몸을 닦고 허물을 반성하면서 정치를 잘함으로써 음양의 조화를 꾀하려 했다. 이를 공구수성(恐懼修省)이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들고 어려운 이 때, 성현의 전법게송과 ‘음양상승의 도’를 깨달아 흥과 망, 부와 빈, 고와 낙, 은과 혜 등의 변화하는 사이에서 겸손한 자세로 감사생활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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