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카멜리아 힐 양언보 회장 - 40년 열정과 사랑으로 피워낸 삶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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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카멜리아 힐 양언보 회장 - 40년 열정과 사랑으로 피워낸 삶의 향기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22.03.01 0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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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신문이 만난 사람, 오늘은 가시덩굴만이 무성한 황무지를 개척, 사랑과 힐링의 동백 수목원에서 열정을 바치고 있는 카멜리아 힐 (Camellia Hill) 양언보 회장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화분을 정리하시다 바쁘게 나오셨나봅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면장갑을 벗고서 손을 잡아주신다.
카멜리아 힐 양언보 회장
카멜리아 힐 양언보 회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동백으로 수목원을 형성하고 있네요. 동백언덕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말씀을 들었으면 합니다.
▷예. 제 일생 걸어온 길, 오직 제주의 자존심으로 브랜드를 갖고 세계 속에 세계에 없는 얼굴을 심어보려고 ‘혼’을 자연에 불어넣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이란 시간이 지났군요.
소들이 풀을 뜯기도 어려운 목장지대를 무대로 수도와 전기불은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동백꽃에 매료되어, 이 지대가 앞으로 투기 대상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제주의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려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동백언덕의 꿈을 꾸었고 이를 구상하고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동백 수목원의 규모도 대단한 것 같은데요. 
▷제주의 자연을 담은 동양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만, 6만여 평의 부지에 80개국의 동백나무 5백여 품종에 6천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다가 향기가 나는 동백과 제주자생식물 250여종을 비롯해 모양과 색깔, 향기가 각기 다른 다양한 꽃들이 동백과 어우러져 계절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답니다.

▶젊었을 때 어떤 사업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셨나요. 
▷예. 60년대 제주에는 잘 아시다시피 고구마가 많이 재배되었고 이를 가공하는 전분공장들이 많이 들어서게 됩니다. 집안의 아버님은 일찍이 59세에 돌아가시게 됩니다. 대평리에서 선친께서는 이장을 맡아서 마을일에 성과 열정을 다 바쳐오셨다고 동네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늘 긍정적인 자세로 남의 어려운 일을 두고는 가만있지 못하셔 도맡아 해결해 주셨다는 평판이었습니다. 동네 분들은 제가 공장을 운영해보겠다는 포부를 헤아리고서 힘들고 어려운 땅을 담보해서 자금을 대출받게 해주셨습니다. 그 때 저는 신혼시절이었습니다만, 결혼의 단꿈도 꿀 여유도 없이 결혼하고도 3년 동안은 공장에서 직원들과 한시도 빠지지 않고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1인 3역으로 역할을 다했었죠. 그렇게 일한 결과가 가정생활에 안정을 도모하게 되고 재정적으로 뒷받침되었습니다. 

▶동백에 매료되어 카멜리아 힐을 조성하기 시작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왜 동백이었을까요?
▷예. 잘 알고 계시겠죠. 제주는 화산섬인 탓에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물이 늘 부족했고, 겨울바다와 찬바람 때문에 유독 견디기가 힘든 겨울이었습니다. 추위를 피해 바닷바람이 없는 계곡을 찾았던 곳에서 붉은 동백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그 붉은 동백을 만나면서 어떤 감정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요?
▷예. 세상 모든 것들이 잠시 쉬어가는 겨울인데도 홀로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을 보고 마음에 위안을 받았고, 한 순간에 동백에게 매료되어 힘들고 지칠 때마다 동백꽃을 보며 힘을 얻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진눈깨비 치는 날에도 저 하늘에 길이 없어도 새들은 길을 내어 돌아오게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유럽동백꽃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양언보 회장
유럽동백꽃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양언보 회장
안덕면 상창리 카멜리아 힐
안덕면 상창리 카멜리아 힐

▶양 회장님에게 위안이 되었던 동백이 너무나 궁금한 것이 많아서 그 때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동백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을 막론하고 찾아 나섰다고 들었습니다만,
▷예. 관심을 갖고 돌아다니며, 지역마다 모양과 색상이 다양한 동백을 만나게 되면서 동백꽃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해 듣고 알게 되었고, 이에 동백에 대한 깊은 사랑을 키워내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며, 동아시아 중심에는 거친 환경에서 제주의 토종동백이 건재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러시면 동백에 대한 깨달음은?
▷어려움을 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제주에 동백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과 동백의 고향 제주도에 세상의 모든 동백을 모아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알리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촌음을 아껴 써야 한다는 것은 모든 분들에게 교훈으로 자리매김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 그러니까. 68년부터 하루 5시간 이상 잠을 자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매일 한 두 시간은 빼놓지 않고 책과 벗 삼고 있는 가운데, 소중한 책들은 안두에 두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농협에서 이달의 추천도서를 의뢰해오기도 했답니다. 늘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모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나 봅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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