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4·3의 고통을 바로 알고 바르게 회향하는 길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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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4·3의 고통을 바로 알고 바르게 회향하는 길 모색해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3.29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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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봄기운이 가득한 사월이 시작됐다. 벚꽃길에선 벚꽃이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꽃나들이도 좋지만 이 계절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제주 4·3이다. 올해 4·3은 74주기를 맞았다. 4·3 70주기를 맞이하면서부터 4·3에 대한 진실 규명 등 4·3의 전국화를 위해 제주가 많은 노력을 해 그동안 4·3을 몰랐던 대다수 국민들이 조금이나마 그 아픔을 알고 공감하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여전히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는 것이다. 제주 4·3에서 불교가 많은 탄압을 받고 스님들이 피해를 당했음에도 그것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그동안 방치됐었다. 최근 몇 년간 불교계에서 직접 그것을 조사하고 정리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봐진다. 
조사를 통해 4·3 당시 중산 간에 있는 많은 사찰들이 불타고 16분 스님들이 끌려가 총살을 당하거나 희생당하는 일을 겪게 되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많은 사찰들이 소개령에 대피하면서 해안가로 내려오면서 토벌대에 의해 절이 불타고 절을 지키고 있던 스님들이 끌려가 총살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직접 겪지 않은 후손들은 그저 그러한 일이 있었구나 정도로만 알지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었는지는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과제는 지나간 고통이지만 그것을 알아차리고 어떻게 회향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제주관음사 4·3추모위령재를 통해 돌아가신 스님들을 위한 재를 지내고 그 빚을 갚는 길을 모색하고 있기는 하지만 좀더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손들을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남겨주려하거든 다시는 폭력으로 세상을 움직이려는 시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지금 여기서 우리가 배우고 깨달아서 올바로 회향하는 것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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