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34) - 여실지견(如實知見)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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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34) - 여실지견(如實知見) 1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3.29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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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
유현

피안彼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차안此岸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와 가지와 잎사귀로 뗏목을 만들고 이 뗏목에 올라가거나 매달려야 합니다.
뗏목의 재료가 되는 여섯 가지 법들을  『청정도론』   에서는 무더기[蘊]·감각장소[處]·요소[界]·기능[根]·진리[諦]·연기라고 말합니다. 우리 불자들이 조석으로 독경하는     「반야심경」 에는 온蘊·처處·계界·제諦·연緣의 다섯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계戒의 그릇에 정定의 맑은 물이 충만할 때 뗏목에 올라탈 수 있습니다. 이후 자신의 두 손과 두 발로 노를 저으며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수행의 근기에 따라 빠르게 또는 느리게 피안으로 항행합니다. 피안의 포구에 뗏목을 접안함으로써 수다원과(예류과)를 실현했다고 말합니다.
뗏목이 강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목적지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배의 후미에서 곧바로 가게끔 키를 잡고 방향을 조정해야 합니다. 팔정도의 첫 번째 요소인 정견正見을 확립되어야만 풍랑에 배가 뒤집히지 않습니다.  
정견은 단지 그것을 외우거나 교리적으로 천착한다거나 개념적으로 확장한다고 해서 확립되는 것이 아니라 니까야[經]에 근거하여 세워야 합니다.
사리뿟따 존자는 부처님의 재세 시에 법의 사령관으로 칭송받을 정도로 상수제자 중에 으뜸이었고, 마하꼿티따 존자는 무애해無碍解를 얻은 비구들 가운데 최상이라고 언급되었던 분이십니다. 
부처님의 교법에 대한 두 분 사이의 문답[方等]은 후학들이 듣고 사유하고 수행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하겠기에 저 역시 엄중하게 받들고 있습니다.
 『상윳따』 의 「계 경」(S22:122)에서 꼿티따 존자가 사리뿟따 존자에게 묻습니다. “계를 지키는 비구는 어떤 법들을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해야 합니까?” 
“도반 꼿티따여, 계를 지키는 비구는 취착이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를 무상하다고 괴로움이라고 병이라고 종기라고 쇠살이라고 재난이라고 질병이라고 남[他]이라고 부서지기 마련인 것이라고 공(空)한 것이라고 무아(無我)라고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해야 합니다.”라고 답합니다. 
초기 경에서 오온의 무상·고·무아의 세 가지 특상을 설하고 있는 경들은 모두 34개입니다. 이 오온의 세 가지 특상을 ‘있는 그대로 알고 봄’을 여실지견이라 하는데, 이것이 정견의 확립이며 우측 [도표]에 나타난 ‘견 청정’에 해당합니다.
세존께서 초기경의 여러 곳에서 ‘나’는 오온(五蘊, paňca-kkhandha 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나’라는 존재는 물질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行, 알음알이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가 실타래처럼 엉킨 조합에 불과하고 조건 지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부연 설명하셨습니다. 
 『디가 니까야』의  「대인연경」(D15)에서 세존께서는 “두 갈대의 다발이 서로 기대어 서 있는 것과 같은 식으로, 의식은 정신·형색의 유기체에 의존하여 일어나고, 정신-형색의 유기체는 의식에 의존하여 일어난다.”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여기서 정신(nāma)이라 함은 느낌, 인식, 심리현상, 접촉, 주의 따위를 말하고, 형색(rūpa)이라 함은 지수화풍의 네 가지 원소 및 여기서 파생된 네 가지로 구성된 물질을 말합니다. 한자로 표시하면 명색名色입니다.
초기 경(S12:2)에서 정신적 요소를 의미하는 명名에 의식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의식이 물질적인 신체[色]에 접촉하나 정신과 관계된 느낌, 지각, 의도, 접촉, 주의에 연결되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부처님은 정신을 정신의 몸이라고, 형색을 물질의 몸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유정 중생의 몸뚱이 특성이 바로 오취온입니다. 물질rūpa은  「삼켜버림 경」(S22:79)에서는 변형의 특성을 갖고 있고, 정신은 기우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물질의 몸에 대하여는 전회(16, 17회)이야기 했고, 나아가 사대요소 명상(32, 33회)은 사마타 명상이지만 위빠사나의 지혜를 닦는데 도움이 되는 근접삼매를 증득하게 하므로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의식(알음알이, viňňāna)에 대하여는 전회(5~7회), 그리고 물질의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하여는 전회(8회)에서 각각 설명하였으므로 다시 중복하여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오온의 무상함을 내관하기 위해서는 느낌(vedanā), 인식(saňňā), 심리현상(sańkhārā)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느낌은 크게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의 세 가지가 있는데, 감정적이고 정서적이고 예술적인 심리현상들의 단초가 됩니다. 
탐욕과 성냄은 느낌을 토대로 한 심리현상들이지만 느낌의 영역에 속하지 않습니다.  
인식은 이지적, 사상적, 철학적 심리현상들의 단초가 됩니다. 어리석음이나 통찰지나 사견과 같은 심리현상들은 인식을 토대로 한 것이지만 인식의 영역에 속하지 않습니다. 인식은 유신견(有身見, sakkāya-ditthi)과 관계있고, 또한 상락아정常樂我淨이라는 인식의 전도에 빠지게 되면 무명에 빠진 것입니다.
심리현상(行, 상카라)은 활동적 측면에서 구행口行-신행身行-의행意行과 관련되어 선업 또는 불선업을 짓게 하므로 매우 중요한 명상 주제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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