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167 - 어린 수행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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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167 - 어린 수행자 이야기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4.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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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짓을 하지 말라. 
게으름 피우며 건들거리지 말라. 
그릇된 견해에 따르지 말라. 
이 세상의 근심거리를 만들지 말라.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한 젊은 수행자와 연관하여 게송을 들려주셨다. 
어느 날, 한 젊은 수행자가 노스님을 따라 비사카의 집에 갔다. 쌀죽을 먹고 난 후 노스님은 그를 비사카의 집에 남겨두고 다른 곳으로 가셨다. 비사카의 손녀딸이 젊은 수행자를 위해 물을 거르다 물항아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웃었다.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보고 수행자 또한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자신을 보고 미소 짓는 수행자를 보고 성이 난 그녀는 성을 내며 “이 까까중아, 왜 나를 보고 웃는 것이요.” 수행자는 “네가 까까중이다. 너의 엄마, 아버지도 머리를 깎지 않았느냐.” 그렇게 다투다가 소녀는 울며 할머니에게 갔다. 비사카가 와서 스님에게 “스님, 화내지 마십시오. 수행자는 삭발하고, 손발톱을 자르고 조각천으로 기운 가사를 수하고 발우를 들고 탁발하지 않습니까? 제 손녀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젊은 비구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왜 저를 비웃습니까?” 그때 노스님이 오셨다. 그러나 비사카도, 노스님도 소녀와 젊은 수행자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그때 부처님께서 오셨고 다툼에 대해 들으셨다. 부처님께서는 그 스님이 예류과를 성취할 때가 되었음을 아셨다. 
해서 젊은 수행자의 말에 힘을 실어주시려 짐짓 그의 편을 들어 비사카에게 말씀하셨다. 
“비사카여, 무슨 연유로 그대의 어린 손녀가 나의 아들에게 단지 머리를 깎았단 이유로 까까중이라 한 것이요? 무엇보다 그가 삭발한 것은 승단에 들어오기 위해서가 아니요?” 그 말을 듣고 수행자는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예를 표하고 말했다. 
“부처님! 부처님만이 저를 이해하시는군요. 스승님도, 대보살인 비사카도 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그의 마음이 풀려야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고 말씀하셨다. 
“비구여, 감각적 욕망으로 웃는 것도 천한 일이다. 저속한 생각을 하는 것도 옳지 않고 적절치 않은 일이다.”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주셨다. 
가르침이 끝나고 비구는 예류과를 성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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