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것 알아차리기만 해도 증폭의 연결고리 차단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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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것 알아차리기만 해도 증폭의 연결고리 차단 효과”
  • 허연(虛蓮) 곽은진 객원기자
  • 승인 2022.06.28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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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웰다잉문화연구소 ‘예향’ 에서 명상 모임
박세원 명상가 지도로 화내는 마음 알아차리기

뜨거운 태양의 열기로 작은 감정의 불씨조차 활활 타오를 것만 같은 날씨다. 이런 날에는 모든 것을 접어두고 힐링명상을 떠나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제주웰다잉문화연구소에서는 한달에 한번 힐링명상의 시간을 갖으며 명상에 대한 관심과 함께 마음챙김 공부를 하고 있다.
이번 달은 더위를 피해 고내리에 위치한 ‘예향’에서 힐링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강사로 법인 운영위원인 박세원 명상지도자가 명상지도를 해 주었다. 명상의 주제는 ‘욱’ 하고 화내는 마음 알아차리는 방법이다. 
화내는 마음은 화가 났다는 것을 인식하는 마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을 ‘아는 마음’이라 하는데 내가 ‘화’가 난 것을 알기에, 화라는 속성이 가진 증폭의 연결고리가 일시적으로 끊어지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비행기가 자주 날면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짜증이 난다고 하자. 나를 화나게 한 비행기는 자기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인데 나는 불편한 것이다. 내가 불편하다고 하여 세상을 바꾸거나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다.(상대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만 쉽지 않다.)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 나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닌, 나와 내 가슴의 문제로 알아차림의 무대를 바꾸어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화를 알아차리게 되면 ‘화’라는 마음을 내 안에서 먼저 일으키지 않아 나를 태우지 않고, 상대에게 화를 내지 않게 된다. 그리고 나의 혈관과 심장에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으며 상대방과 나에게 모두 유익한 방법이다. 또한 ‘화’가 ‘화’를 부르는 현상을 방지하게 되고 ‘욱’하는 마음을 내지 않게 된다. ‘화’라는 감정의 객관화가 가능한 것이다. ‘화’는 상대방이 시작하지만 ‘화’를 진행시키는 것은 자신의 타고난 잠재적 성향이기 때문이다.

화내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방법의 이론적 내용이다.
이론적인 강의가 끝나고 명상을 해 보았다. 평온하게 흐르는 명상음악과 강사님의 잔잔한 목소리가 명상의 길로 포근하게 이끈다.
바닥에 닿아있는 이 느낌, 우리는 생각이 많지만 실제로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감정은 나의 현재뿐입니다. 과거나 미래는 나에 의해 쉽게 조정되지 않습니다. 지금 내 몸의 현재, 이것만이 내가 소유할 수 있는 현재입니다. 이제 내 몸 전체를 스캔하듯 한번 느껴보겠습니다. 
내가 이렇게 반듯하게 앉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내 몸 중에서 움직이는 곳이 있는지 한번 찾아봅니다. 우리가 호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배가 일어나고 꺼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집중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내 몸에서 움직이는 대상을 나의 주대상으로 해서 그곳에 마음을 기울여 보겠습니다. 
지금부터 배가 부풀어 오르고 배가 꺼지고 배가 부풀어 오르고 배가 꺼지고 내 몸에서 현재 존재하고 있는 이 배의 움직임을 대상으로 해서 10분 정도 명상을 해 보겠습니다. 종소리와 함께 배가 일어나고 꺼지는 나의 현재에 집중해 봅니다. 배가 일어나고 꺼지는 현상을 보다가 또 신경 쓰이는 세상의 일들이 머리에 떠오르면 내가 명상을 하지 않고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알아차리고 배가 일어나고 꺼지는 현상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왜냐하면 현재 일어나고 꺼지는 내 몸의 배 움직임만이 실재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내가 만들어낸 생각입니다. 그것을 만들어낸 생각은 내가 타고난 나의 잠재적 성향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그것은 실재하는 것 같지만 가상의 현실 같은 것입니다. 명상을 한다는 것은 내 몸에서 일어나는 실재하는 현재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혹시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내가 또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고 배가 부풀어 오르고 꺼지는 현상으로 돌아옵니다. 배가 움직이는 것을 알기 어려우신 분은 배 위에 손을 올리셔도 됩니다. 그리고 배가 움직이는 것을 나누어서 알아차립니다. 배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고 배가 중간쯤 부풀어 오르고 배가 다 부풀어 오르고 배가 꺼지기 시작하고 중간쯤 꺼지고 완전히 꺼지고 이렇게 나누어 알아차리시면 알아차림이 조금 더 강해질 것입니다. 하실 수 있는 만큼만 편안하게 배가 일어나고 꺼지는 나의 현재의 마음에 머물러 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집중에 의한 이완 작용으로 나의 머리를 나의 뇌를 쉬게 해 보겠습니다.

명상을 하면서 마음이 전보다 훨씬 편안해졌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명상은 ‘화내는 것을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알아차려야 하는가’이다.

내가 거슬리고 신경 쓰이는 일을 생각해 봅니다. 유난히 미운 사람이 있거나 불편한 상황이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생겨나는 내 몸의 현상을 지켜봅니다. 우리는 보통 심장이 콩콩 뛰거나 머리뒤에 화끈화끈한 열 기운이 올라오면서 화를 내게 됩니다. 이렇게 화가 났을 때에는 나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고 상대방 때문에 생겨난 내 가슴의 느낌으로 명상의 주제로 바꿔보는 것입니다. 나와 그의 문제가 아니고 나와 내 가슴의 느낌으로 심장이 뛰거나 머리가 지끈할 때의 느낌 그것은 미운 상대가 나에게 남긴 흔적이기 때문에 내 가슴에 느낌을 통해서 그 불편한 일이나 불편한 사람을 인식해도 괜찮습니다. 이것이 나와 내 가슴의 느낌으로 나의 실재하는 현재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상대방과 갈등을 하거나 불편할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혼자서 계속 화가 날 때나 화가 줄어들지 않을 때 내가 상대방으로 나가버리면 생각이나 이해관계가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명상의 원칙대로 나에게로 돌아와서 나의 현재에 머물러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대방 때문에 생긴 내 가슴의 쿵쿵거림이나 머리의 화끈화끈한 그 느낌, 그것이 그 사람이 나에게 남긴 내 감정이기 때문에 내가 이제 그 사람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 때문에 생긴 내 몸의 현상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어떤 미운 사람이 있어 그 사람에게 감정이 일어난다면 그 사람 때문에 생긴 내 몸의 현재에 가만히 집중해 봅니다. 이것은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나를 무시하고 나를 경멸하는 그에게로 나의 주의력이 밖으로 확 나가 버립니다. 혼자서 명상을 하실 때에는 나와 그의 문제가 아니고 이제는 나와 내 가슴의 느낌으로 무대를 바꾸어 알아차려야 합니다. 한 번에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의 마음을 상대방이나 세상에게 빼앗기지 말고 나에게로 돌아와서 나를 진정시키기 바랍니다. 대상이나 세상은 내 뜻대로 금방 진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명상을 하는 동안 마음이 고요해지며 숙연해짐을 느꼈다. 이러한 것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내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마음의 불길과 거센 파도를 잠재울 수 있는 지혜롭고 평화로운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명상을 끝내고 궁금한 점과 의견을 교환하는 인터뷰 시간을 가지며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마음 챙김의 경험담을 나누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현파 수상 스님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은 이미 상대방에게 마음을 내어주고 진 것입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을 존경하면 나의 자존감이 올라가게 됩니다, ‘내가’ 라는 아상의 마음이 일어나다 보면 화나는 마음도 생겨나게 됩니다. 화내는 마음이 어디서 왔는지 순간 알아차릴 수 있는 마음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우리의 삶은 더욱 평온하고 행복해질 것입니다”라는 말씀으로 회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사회는 명상을 요구하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종교를 떠나서 명상은 대중화되고 있으며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의 수행법으로 자리하고 있다.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명상을 하면 뇌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뇌에 어떠한 자극이 오면 특정한 형태의 뇌파를 만드는데 생각이 많거나 걱정을 할 때는 베타파가 나오고 명상을 할 때는 세타파가 나오는데 이는 고통, 피로감, 실패에 대한 공포감 등 좋지 않은 감정을 사라지게 하고 최고 경지의 쾌감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명상은 또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도 감소시키고 우울과 불안을 조정하며 세포노화도 늦추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바쁜 삶이지만 잠시 시간을 투자하여 마음을 리모델링 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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