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 가는 길 - “대나무 서걱거리는 소리가 마음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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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가는 길 - “대나무 서걱거리는 소리가 마음을 깨닫게 한다”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2.07.05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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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길에서 만난 용장굴 흥룡사
제주도민의 아픔과 함께한 4·3 피해사찰
용장굴을 품어안은 흥룡사 대웅전을 바라보고 있다
용장굴을 품어안은 흥룡사 대웅전을 바라보고 있다

법구경에 나오는 구절 중 “모든 길 가운데서 부처가 말한 여덟 가지 바른 길이 뛰어나고, 모든 진리 가운데서 고통을 없애는 네 가지 진리가 뛰어나며, 모든 덕 가운데서 욕망을 버리는 덕이 뛰어나고, 모든 사람 가운데서 눈 밝은 이가 가장 뛰어나다”는 법구경 말씀을 새기며 용장굴이라 불리는 흥룡사를 찾았다. 
제주시 도평동 도평초등학교를 따라 구불구불 농로길을 따라 가다보면 대형 암석 바위로 병풍을 둘러친 것처럼 감싸 안은 곳에 한국불교태고종 흥룡사가 있다. 절 입구 양쪽에 빼곡하게 심어져 있는 대나무 소리가 바람에 살랑거리며 반갑게 맞아준다. 절 입구에 제주양로원 어르신들이 가꾸는 텃밭이 정겨움을 더하고, 4·3 피해사찰이라는 이정표를 지나니 사천왕문을 대신한 호지문을 마주한다. 

흥룡사는 이전에는 용장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마도 대웅전 뒤에 있는 암석 궤가 있는데 이름이 용장굴이라 하여 유래가 되었다고 여겨진다. 한국 근현대의 아픔이며 제주의 아픔인 4·3 사건 당시 1949년 1월 3일 토벌대에 의해 불타버리는 수난을 겪은 것이다.
경내를 돌아보니 대웅보전과 종각, 탑, 석불과 요사채의 조화로움에 편안함을 더해준다. 대웅보전에 들어가 참배를 하고 나서 기암절벽을 둘러보니 특이하게도 바위 위에 구실잣밤나무가 오랜 세월 버티고 서 있는 모습에 그저 감탄사가 나온다. 자연의 위대함은 경이롭다고 느껴진다. 대웅보전에서 바라보는 도량은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고 저절로 마음을 내려놓게 한다.
제주 4·3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발원하면서 경내를 돌아보고 나니 절 바로 위에 사회복지법인 불교자비원, 제주양로원과 제주요양원, 제주노인복지센터가 위치해 있다. 불교자비원 원훈처럼 “얼굴엔 미소를 마음엔 사랑과 정성을” 담아 많은 사람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후원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사회복지법인 불교자비원
부처님의 자비정신 올곧게 실천

사회복지법인 불교자비원 제주요양원
사회복지법인 불교자비원 제주요양원

불교자비원은 제주시 도평동 1026번지에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 정신에 바탕을 두고 소외되고 의지할 곳 없는 무의탁 노인들에게 숙식 및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제주양로원은 1957년 4월 13일 재단법인 허가를 받았으며, 1957년 5월 24일 제주시 삼도동 1034번지에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1항 및  「노인복지법」  제4장에 의한 노인복지시설로 설립되었다. 초대 원장은 강성옥이었다. 1971년 4월 26일 제주시 삼도1동 259-11번지로 소재지를 변경하였고, 1973년 2월 24일 사회복지법인 제주양로원으로 법인명을 변경하였다. 1978년 7월 4일 제주시 영평동 1861-1번지[사송길 16-1]로 신축, 이전하였으며, 1991년 2월 28일 제주시 도평동 1026번지[장군내길 68-1]로 다시 신축, 이전하였다. 1991년 7월 1일 사회복지법인 자연 동산으로 법인명이 변경되었고, 1994년 7월 22일 사회복지법인 불교자비원으로 법인을 변경하였다고 제주도 사회복지단체편람에 나와 있다. 
도평동 문화에 한 발짝 다가가 본다. 도평동에는 ‘괘남절’이라 부르는 사찰이 있었는데, 제주시 도평동 마을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 마을 사람들은 이 일대를 ‘괘남절’이라 부른다. 괘남절 일대는 나지막한 구릉이 형성되어 있고 동쪽으로는 개천이 위치하고 있다. 도평동 사지에서는 무문 수기와 3점이 수습되었다. 도평동 사지의 ‘서관음사’ 터는 대나무 숲으로 변해 있다. 서관음사가 전소된 이후 이곳에 살던 주민의 옛 집이 남아 있다. 도평동 사지에서 고대 사찰의 흔적은 많이 사라졌지만 4·3 사건은 물론, 근대 시기 제주 불교 운동과 관련하여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으며 의의와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쾌남절에 대한 내용은 강창언의 ‘제주의 불적’ 탐라문화연구에 기록되어 있다.
본 기자는 도평동 문화를 알아보기 위하여 신산마을 복지회관에 방문하였다. 신영자 노인회장은 덕담을 이야기하면서 마을 진입을 위해 도로개설을 할 때 몰방애와 상여집이 없어진 것을 아쉬워했다. 특히 500m 잣담이 있는데, 마을 산책길 조성을 위하여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교육 분야에 관심을 쏟아 후진양성에 도움을 준 청봉 이근식 박사는 제주대학교 발전기금으로 20억 원을 기부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도평동에는 제주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제주도가 보호하는 팽나무 두 그루가 우뚝 서 있다. 제주에서는 폭낭(팽나무)이라 불리며 사랑을 받는 나무이기도 하다. 제주의 폭낭(팽나무)은 역사를 품어 안고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며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한 여름에는 사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겨울에는 익은 열매가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까치들의 둥지를 트는데 제공하고 아름다움을 함께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제주도의 사찰과 관련한 마을 역사, 문화 등을 함께 하며 힐링 여행을 떠나는 것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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