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얻은 시상 편안하게 펼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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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은 시상 편안하게 펼쳐내”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2.07.13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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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언덕 위에 작은 집 하나』
곽경립 시인 두 번째 시집 펴내

본지에 왕유의 시를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곽경립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꿈꾸는 언덕 위에 작은 집 하나』를 펴냈다. 

들꽃이 여기저기 생글거리는
새소리 정다운 비탈진 길은 
흰 구름 벗 삼아 걸어서 좋다

솔향기 흩어지는 산언덕 너머
슬며시 비켜 간 풀밭 돌담길
가랑잎 밟는 소리 놀란 새 한 마리

산언덕 비탈길 보리밭 길은
서둘러 가지 않아 그래서 좋다. 


    -시「집으로 가는 길」 全文

 

곽경립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그가 삶 속에 마주한 자연을 편안하게 읊조리고 있다. 그가 마주한 바다를 바라보며 한라산으로 이어진 숲길 걸으며 바람과 햇살은 느끼면서 떠오른 시상이 펼쳐진다. 시「집으로 가는 길」도 ‘들꽃이 생글거리는’ , ‘새소리 정다운 비탈진 길’에서는 ‘흰 구름’과 벗을 삼아 걷는 것이다. 거기에는 ‘솔향기’가 흩어져 있고 풀밭엔 돌담길도 보인다. 거기에선 서둘지 않고 걷는 유유자적한 시인의 모습과 만날 수 있다. 

눈 내려 뒷동산에 동백꽃 피면
동박새 봄 햇살이 너무 그리워
눈 덮인 숲 그늘에 숨어서 울 듯
그렇게 애틋하게 울 수 없을까. 


   -시「새처럼 울고 싶다」 일부

그런 가운데 그의 시에서는 슬픔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다. 시「새처럼 울고 싶다」에서 나타나듯이 ‘동박새 봄 햇살이 너무 그리워’ 울 듯 시인 역시 ‘그렇게 애틋하게 울 수 없을까’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듯 그의 슬픔은 그리움과 사랑과 동경으로 이어집니다. 

슬픔이 창문을 두드리면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맞이하라
피하려 애쓰면 마음만 초라할 뿐
쓰리고 아파서 견디기 어려워도
슬픔도 기쁨처럼 삶의 한쪽인 것을
외롭다 생각 말고 가슴으로 품어라.


   -시「슬픔도 삶의 한쪽」 全文

그의 시「슬픔도 삶의 한쪽」에서처럼 시인은 ‘슬픔이 창문을 두드리면’ ‘웃으며 맞이하라’고 한다. 또 ‘가슴으로 품어라’라고 말한다. 슬픔을 뛰어넘은 세계를 지향함으로써 시인은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상승으로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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